왕 서기의 유임으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홍콩 시사잡지 쟁명(爭鳴)은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이 전국금융공작회의가 열린 지난달 14일 저녁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19기 정치국 위원에 대한 예비경선을 실시했다고 7일 보도했다.
예비경선 투표에 18기 중앙 및 후보중앙위원과 중국 공산당과 국무원 각 부서 담당자, 각 지방의 당정 책임자 등 512명이 참여한 가운데, 35명의 명단 중 마음에 드는 후보에 찬성 표시만을 하는 방식으로 투표가 진행됐다.
투표결과 왕 서기는 501표를 얻어 시 주석(508표), 왕후닝(王滬寧) 중앙정책연구실 주임(504표)와 함께 500표 이상을 득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커창(李克强) 총리, 딩쉐샹(丁薛祥) 중앙판공청 상무부주임, 팡펑후이(房峰輝) 인민해방군 총참모장, 쉬치량(許其亮)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자오러지(趙樂際) 중앙조직부장, 리잔수(栗戰書) 중앙판공청 주임, 양징(楊晶) 중앙서기처 서기 등은 90% 이상(461표)의 득표율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쟁명의 보도 내용에 대해서는 중국 정부가 철저히 함구하고 있어 사실 관계 여부는 확인하기 어렵지만 왕 서기가 정치국 위원 후보 명단에 올랐다는 것은 사실상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유임이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차 전당대회를 앞두고 왕 서기의 유임 여부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1948년 7월생인 왕 서기는 올 해 69세여서 중국 공직자 선임 기준 중 하나인 7상8하(七上八下·67세는 유임하고 68세는 은퇴한다) 원칙에 걸려 은퇴해야만 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런 왕 서기가 유임된다는 것은 시 주석의 강력한 오른팔이 시 주석의 재임기간 동안 계속 건재할 수 있다는 것과 7상8하 원칙이 무너지면서 시 주석의 장기집권의 길이 열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1953년생으로 올해 만 64세인 시 주석은 7상8하 원칙에 따르면 오는 2022년 20차 당대회에서 퇴임해야 했지만, 당 지도부가 왕 서기의 유임을 결정해 사실상 7상8하 규정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전례를 만들면서 시 주석의 장기집권을 위한 제도적 토대가 마련된 셈이다.
한편 대만 중앙통신은 시 주석이 시 주석이 마오쩌둥(毛澤東) 시대의 공산당 주석제를 부활시키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개막한 베이다이허(北戴河) 비밀회의에서 당 총서기 대신 당 중앙위원회 주석 직책을 신설하고 부주석 2명이 각각 전인대 위원장과 국무원 총리를 맡도록 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당 주석직이 신설되면 시 주석은 30 여년 가까지 장기집권 했던 마오 전 주석과 같이 2기 임기가 마무리되는 2022년 20차 당대회 이후에도 최고지도자 지위를 계속해서 누릴 가능성이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