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북한 핵문제는 한미간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평화적, 외교적인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거듭 주문하기도 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발사체에 대해 추가 제재 결의안을 채택한 가운데 나온 '전쟁 불용인' 발언은 최근 미 일각에서 제기되는 대북 '예방타격론' 등 군사적 옵션을 정면 겨냥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과 56분간 통화하면서 현재 한반도 안보상황이 엄중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북한의 도발을 억지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한미 공조가 절실하다는 데도 공감했다.
특히 이달 말로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전후해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도 한껏 고조된 만큼,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위한 공조도 지속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에서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강력한 압박과 제재를 가하는 등 확고한 입장을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문 대통령은 "한미 양국이 힘의 우위에 기반한 강력한 압박과 제재를 통해 궁극적으로 북한을 핵폐기를 위한 협상의 장으로 이끌어 내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고,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올바른 선택을 할 때 대화의 문이 열려 있음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이 과정에서 "한반도에 두번 다시 전쟁의 참상이 일어나면 안된다"고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미 백악관 안보사령탑인 허버트 맥마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이 최근 미국 본토가 위험하다고 판단될 경우, 북한을 먼저 공격할 수 있다는 '예방 타격론'을 언급한 것을 정면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맥마스터 국가안보좌관은 지난 5일(현지시간) MSNBC와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미국 공격 위협을 막기 위한 예방적 전쟁(preventive war)을 선택지에서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또 "그들(북한)이 미국을 위협할 만한 핵무기를 갖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점에서 용납할 수 없다"고도 했다.
또 국제사회에서 대북 제재를 주도하고 있는 니키 헤일리 주유엔 미국 대사 역시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무엇이든지 할 준비가 돼 있다. 북한이 도발을 계속할 경우 군사적 조치도 검토할 수 있다"는 대북 강경론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결국 문 대통령의 이날 언급은 지난 6월 말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한반도 비핵화가 두 나라의 최종 목표임을 천명하면서 평화적인 방식으로 북핵 폐기가 이뤄져야 한다는 데 공감한 사실을 환기시키고, 또한 미 일각에서 제기되는 '예방 타격론'이나 '선제 타격론'을 불식시키기 위한 사전 포석 성격인 셈이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두 정상간 통화에서 선제타격 등의 용어는 나오지 않았지만 문 대통령이 '한반도에서 두 번 다시 전쟁이 발발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기 때문에 여러 의미를 담은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