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싣는 순서 |
| ①[단독] 제주 500억 구국도 우회도로 부실시공 의혹 ②[단독]경찰, 제주 500억 우회도로 부실시공 본격 수사 (계속) |
제주지방경찰청은 제주CBS 보도와 관련해 건설업체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수사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은 이에 앞서 최근 제주도 관계자와 함께 현장을 찾아 부실시공 여부를 조사했다.
조사결과 공사 업체들은 제주도와 맺은 시방서를 따르지 않고 규격이 다른 골재를 매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인된 석재회사에서 골재를 구입해 포장해야 하지만, 비용과 시간을 아끼기 위해 현장에 있는 돌을 갈아 그대로 매립한 것이다.
제주도 도로건설과와 경찰은 공사 현장에서 도로 포장 구간 일부를 중장비로 걷어내 규격에 맞지 않는 자갈이 사용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대한 물증도 확보했다.
경찰은 공사 업체 관계자 등에 대해 건설기술진흥법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할 예정이다.
현장 확인 결과 도로 포장 보조기층에 들어가야 할 골재(50㎜이하) 일부를 규격에 맞지 않는 자갈(100㎜이상)로 채워 넣은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규격이 큰 자갈이 들어가면 그 사이에 공간이 발생해 지반이 꺼질 수 있다. 이를 지키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가 바로 도로의 ‘땅꺼짐’ 현상이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양세창 정책자문위원은 "규격에 맞지 않는 골재를 보조기층에 넣으면 추후 지반이 침하될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결국 업체의 잇속 챙기기와 제주도의 관리 소홀 속에 5백억원이 투입된 대규모 도로포장 공사가 부실 시공된 것이다.
시공사 또한 부실 시공 의혹을 인정했다.
O업체 현장 관계자는 "도로 일부를 그렇게(규격 미달 골재를 사용) 할 수밖에 없었다"며 "우리가 돈을 주고 사오려 해도 골재 자체가 없어 수급이 안됐고, 시간 상으로도 어쩔 수 없었다"고 실토했다.
이 관계자는 "제주도가 환경보전지역이라 석재 허가도 안났고, 이러한 이유 때문에 제주도에 사전 협의 없이 일부 구간에 돌(규격 미달 골재)을 넣었다"고 시인했다.
공사 업체들은 발주처이자 관리감독자인 제주도의 조치에 따라 향후 대응책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제주도는 지난 2013년 4월부터 구국도 대체우회도로 건설공사를 진행중이다. 제주시 아라-회천 3.8㎞ 구간에 도로폭 24m(4차로)의 도로를 만드는 사업이다.
위치는 제주시 월평동(첨단과학단지 입구)~봉개동(번영로)이다.
사업비는 496억 5100만원으로, 내년 6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4년 넘게 진행되고 있는 공사로 현재 3.8㎞ 구간 중 절반이 넘는 2.3㎞가 완성됐다.
도로 포장 일부가 부실시공된 것으로 최종 확인되면 경찰 수사 등에 따라 구국도 대체우회도로 완공시점 등에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