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고위간부 "이철성, '민주화 성지' SNS 삭제 지시"

강인철 중앙경찰학교장 "광주경찰청이 올린 민주화의 성지 표현 언급하며 질책" 주장

이철성 경찰청장과 강인철 전 광주지방경찰청장
지난 해 촛불집회 당시 '민주화의 성지' 등의 표현이 들어간 광주지방경찰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에 대해 이철성 경찰청장이 삭제할 것을 지시했다는 주장이 경찰 고위간부에 의해 제기됐다.


촛불집회가 한창이던 지난 해 11월 18일 광주지방경찰청은 '광주시민의 안전, 광주경찰이 지켜드립니다'를 제목으로 게시물을 올렸다.

광주지방경찰청은 집회에 따른 교통 관련 정보와 환풍기 추락 위험에 대해 쓰면서 "연일 계속되는 촛불집회에 성숙된 시민의식을 보여주신 민주화의 성지, 광주 시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라고 적었다. 해당 게시물은 게시와 동시에 페이스북에서 화제가 됐다.

당시 광주청장이었던 강인철 중앙경찰학교장에 따르면 이 청장은 직접 강 학교장에게 전화를 걸어 '민주화의 성지'란 표현을 언급하며 질책했다. 특히 '민주화의 성지'라는 표현에 불쾌함을 내비쳤다고 한다. 광주청에서는 관련 문제로 내부 회의를 했고 다음 날 결국 해당 게시물이 삭제됐다.

강 학교장은 논란이 발생하고 10여일 뒤 단행된 인사에서 경기남부경찰청 1차장으로 좌천성 발령이 났다. 지난 1월 현직으로 취임한 뒤에는 교비를 편법으로 운영한 의혹에 대한 경찰청 감찰 조사를 받았다. 지난 달 치안정감 인사에서는 승진하지 못했다.

강 학교장은 뒤늦은 관련 논란에 대해 "당시 지역신문에서 화제가 됐고 이 청장이 곤혹스러울까 제 딴에도 굉장히 신경을 썼다"면서도 이 청장과의 관련 통화 내용이나 지시 사항에 대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청은 "페이스북 게시물과 관련해서는 통화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또 관련 보도 내용에 대해 언론중재위에 제소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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