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 검색요원 성희롱도 비일비재
- 하루12시간 근무에..식사도 제때 못해
- 사측 책임져야 "스스로 보호할 권한 달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변상욱 대기자 (김현정 앵커 대신 진행)
■ 대담 : 김민주(공공운수노조 전략조직국장)
◆ 김민주> 네, 안녕하세요.
◇ 변상욱> 공항이 휴가객들로 북새통이라는 얘기는 듣습니다마는 공항 풍경을 한번 그려봐주신다면요?
◆ 김민주> 주차장도 다 만차가 돼서 주차장이 아닌 잔디밭에까지 주차를 하는 상황입니다.
◇ 변상욱> 그렇네요. 대중교통을 이용하셔서 접근하시는 게 낫겠네요.
◆ 김민주> 그렇다.
◆ 김민주> 네. 승객분들이 출국하시려면 출국심사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보안검색대가 있는데요. 반입 금지 물품을 걸러내는 곳이다 보니까 많은 승객분들이 당황하고 여러 가지 화를 내는 상황들에 비정규직 검색요원분들이 다 노출되어 있다라는 점을 들었는데요. 이분들이 일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비정규직이라서 힘든 점이 많지만 퇴사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 감정노동 때문이라는 상황을 듣고 어느 정도인지 익명으로 한 달 동안 제보를 받았다.
◇ 변상욱> 그러면 제일 많이 걸리는 게 어떤 것들입니까?
◆ 김민주> 액체가 안 된다는 건 다들 아시지만.
◇ 변상욱> 그렇죠.
◆ 김민주> 김치나 된장 같은 것도 100ml가 넘어가면 액체류로 분류가 되거든요.
◇ 변상욱> 된장이 액체로 분류가 돼요?
◆ 김민주> 네, 그렇다. 그 자체가 위험한 것은 아니지만 그 안에다가 테러 물품 숨길 수도 있고 폭발물 숨길 수도 있고 하는 위험 때문에 그런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 순간에 압수를 당하면 던지거나...
◇ 변상욱> 그걸 바닥에 내던진다는 뜻입니까? '에잇' 하면서?
◆ 김민주> 네. 그러시거나 아니면 유리병에 담겨 있었다고 한다면 유리병을 그 자리에서 깨시는 경우도 있다고 하고요. 건강보조식품이 100ml가 넘어서 안 된다라고 제지를 했더니 비싸게 주고 사신 건강식품이었나 봐요. 그래서 이거 너희가 먹을지도 모르니까 여기다 버리고 가겠다라고 하면서 싹 다 거기 주변에다가 부어버리신 거예요.
◇ 변상욱> 예를 들면 붕어즙이나 이런 거를 가지고 가신 모양이네요.
◆ 김민주> 네. 그러셨던 것 같아요.
◇ 변상욱> 파우치로 돼 있는 걸. 그러면 너희들 이거 먹고 싶어서, 너희들끼리 먹으면 안 되니까 내가 잘라서 버리겠다?
◆ 김민주> 그렇게 보시는 거죠. 그래서 전혀 사심으로 하는 게 아닌데 그 자리에서도 막 화를 내셨지만 나가면서 민원제기까지 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불친절 직원으로 신고를 하신다든지 해서 또 후에도 더 괴롭게 하는 경우도 있단 얘기가 있었습니다.
◇ 변상욱> 전해 듣는 저도 기분이 나쁜데 본인 당사자들은 정말 기분 참... 혹시 성희롱 사례도 있나요?
◆ 김민주> 성희롱 사례도 굉장히 많은데요. 여성 검색요원들이 좀 많이 있거든요. 남성 승객분들이 말로 성희롱하는 경우가 되게 많이 있고. 들어가실 때 주머니에 있는 소지품 꺼내달라고 했더니 성기는 안 꺼내도 되냐라고.
◇ 변상욱> 저런, 저런...
◇ 변상욱> 빙산의 일각이라는 짐작은 가는데 말이죠. 비정규직인 검색대 보안요원들은 하루에 몇 시간 근무하십니까?
◆ 김민주> 교대 패턴에 따라서 좀 다양한데요. 길게는 12시간 근무하실 때도 있고 짧을 때는 6시간인데 요즘에는 제2터미널도 오픈하고 성수기다 보니까 더 쉬지 못하고 일한다라고도 하시고.
◇ 변상욱> 가끔 공항에서 정신없이 막 대충 끼니 때우고서 뛰어가는 모습 볼 때도 있는데.
◆ 김민주> 그러셨어요?
◇ 변상욱> 쉴 만한 시간이나 쉴 만한 공간은 그러면 충분한가요? 어디에 가서 쉬나요, 쉬게 되면?
◆ 김민주> 원래는 휴게실이 따로 있어야 되는데 굉장히 멀어서 왔다 갔다 하는 시간 때문에 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햄버거 시켜서 허겁지겁 먹고 바로 근무 투입되고 이렇게 일하고 있다.
◇ 변상욱> 그러면서도 보안검색대에서 승객들한테 웃어주시는 거는 참 대단하네요. 시민의식이 성숙해지면 어떻게든 이런 일들이 좀 줄어들긴 하겠지만 공사 측에서도 뭔가 좀 대책은 세워야 되는 거 아닐까요? 이렇게 감정노동 심하게 계속 스트레스가 쌓여가는 가운데에서 일을 지속적으로 하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 말이죠.
◇ 변상욱> 이 자리에서 직접 인천공항을 이용하시는 이용객들한테 간단하게 한말씀 당부하고 싶은 거 있으시면 하십시오.
◆ 김민주> 네. 해외에 나가보시면 느끼시겠지만 인천공항이 굉장히 쾌적하고 편리한 세계 1등 공항인데요. 여기에서 일하는 많은 노동자들이 지금 비정규직이었지만 책임을 다하면서 일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즐거운 휴가길에 서로 웃으면서 배려하는 말 한마디가 있다면 더 행복한 여행길 되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변상욱> 인천공항이 세계 1등 공항인 건 다들 알고 있는 것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건데 그것을 이용하는 자국민들이 거기에 걸맞은 수준을 유지해야겠죠. 오늘 고맙습니다.
◆ 김민주> 감사합니다.
◇ 변상욱> 공항 검색대에서 바라본 세상 이야기 공공운수노조 김민주 전략조직국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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