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대구 지역의 A교회가 주일 예배 시간에 교인들을 대상으로 자유한국당 입당 광고를 하도록 허락한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예상된다.
A 교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 소속으로 교인 수만도 7천 명이 넘는 대구, 경북지역을 대표하는 교회 가운데 한 곳이다. 교회 역사는 100년이 훌쩍 넘었고, 이 교회에서 몇 년 전 교단 총회를 치렀다.
자유한국당 입당 광고는 주일 청년예배 광고 시간에 이뤄졌다. 광고는 A교회와 같은 노회 소속인 J교회 임OO 장로가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OO장로는 자유한국당 당원신분으로 대구의 Y중학교 운영위원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A교회 익명의 제보자에 따르면 임 장로는 광고시간을 이용해 교인들에게 자유한국당 입당원서(당비정기납부신청서 포함)를 나눠주고, 입당을 권유했다.
A교회 청년 C씨는 "광고시간에 J교회 임장로가 소개를 받고 이야기를 시작했다"며, "임 장로의 등장과 함께 몇몇이 명함과 입당원서가 든 봉투를 청년들에게 돌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교회 소속 이OO집사가 얼마 전 당 최고위원으로 선출됐고, 내년 시장 선거에 나올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당원 가입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C씨는 임 장로가 당원 신분을 3개월만 유지해도 된다며 청년들을 설득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C씨는 임 장로가 "내년 1월 시장 선거에 앞서 당원 전화조사가 있는데 당원이 돼서 당비를 3개월 이상 납부한 이들에게 전화를 한다"며, "다음 달부터 1천원 씩 3개월만 내고 전화조사가 끝나면 당을 탈퇴해도 된다고 말했다"며 어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다수 청년들 역시 주일 예배시간에 특정 정당을 위한 입당 광고를 한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청년들은 “이런 광고를 교회에서 왜 하느냐”면서 불쾌한 반응을 보였고, 입당원서 역시 대부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임OO장로는 "교회 사무실에 사전에 양해를 구하고 5분 정도 광고를 했고, 입당 원서를 배포하거나 입당을 직접적으로 권유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 "A교회 출신 이OO 안수집사가 지난 달 당대회에서 최고의원으로 되셨기 때문에 청년들에게 이를 알리고 당에 더 관심을 가져달라고 이야기한 것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A교회 측은 "J교회 임 장로가 교회 안에서 자유한국당 입당 관련 광고를 했다는 점은 사실무근"이라며 몰랐다는 반응이다.
100년 넘게 지역사회를 섬겨온 A교회가 기독교적 가치인 생명과 사랑, 정의, 평화 등을 위해 정치권력을 견제해야 할 역할을 뒤로하고, 특정 정당 광고를 위해 예배당을 내어준 셈이되어서 세간의 비난을 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