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
① 땡볕에 부유물 악취까지 버림받은 남한강…MB의 흔적 ② 상흔으로 얼룩진 남한강변…준설토 수익 1천억 '공수표' |
4대강사업이 종료된지 만 6년이 다 돼가지만 강천보와 여주보 사이 남한강변 곳곳에는 치유 받지 못한 상흔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
인근 전원주택 단지도 터 닦기, 석축 쌓기 등 기초공사를 해놓고 임시도로까지 시멘트로 만들어놨지만 분양에 실패했는지 무성한 잡초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또 둔치 곳곳에는 불법경작지로 추정되는 텃밭들이 눈에 띄었고 농약과 비료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도로에서 접근이 어려운 강변에서는 무단 투기된 생활 쓰레기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고, 4대강사업 당시 작업장으로 추정되는 풀도 제대로 자라지 않는 대규모의 공터들도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5,700억 원의 혈세를 투입해 체육시설과 공원을 조성한 이포보-여주보 구간보다도 강변 훼손이 더 심각한 상태였다.
◇ 골재대란 속에서도 외면 받는 준설토
4대강사업을 하면서 파낸 여주지역 준설토는 15t 덤프트럭 233만 대분인 모두 3,500만㎥다.
국토교통부로부터 국가사무를 위임받은 여주시는 이 준설토를 19곳의 적치장에 쌓아 놨다.
여주시는 현재까지 8곳의 적치장 준설토를 매각했거나 계약을 체결했고, 연말까지 1곳의 적치장 준설토를 매각할 계획이다.
준설토는 선별비용 등 생산원가와 ㎥당 운반비(㎞당 150원)를 고려하면 40-50㎞ 이내를 제외하고는 바닷모래에 비해 채산성이 떨어진다.
이러다보니 여주, 양평, 이천 등 인접지역만 수요처가 될 뿐 대규모 신도시 건설이 벌어지고 있는 남양주나 하남 등의 수요가 없다는 것이다.
서해 EEZ·태안·옹진 등 바닷모래의 신규 채취 허가가 늦어지면서 골재대란이 우려되는데도 준설토 판매가 더딘 이유다.
이와 함께 준설토 적치장마다 선별작업 등을 거치면 1년에 최대 생산·판매할 수 있는 모래는 100만㎥규모로 한정돼 반출기간이 3~5년쯤 걸린다.
여주시는 이 같은 사정을 고려해 경기도골재수급계획에 맞춰 준설토를 처분하고 있어, 적치장이 모두 원상 복구되기까지 최소 8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훼손된 남한강변 복원…재원과 권한
여주시는 준설토 반출이 완료되는 적치장부터 판매비용으로 농경지를 원상 복구하고 있다.
또 훼손된 남한강변 복원 비용은 정부가 부담해야할 몫이지만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준설토 판매 수익으로 복원 비용을 충당할 수도 없다.
이명박 정부는 준설토를 팔면 여주시에만 1천억 원대의 수익이 발생할 것이라고 공수표를 날렸다.
그러나 올해 6월 기준 전체 3,500만㎥의 준설토 가운데 1천만여㎥ 매각해 749억여 원의 세입을 올렸으나 적치량 임대료(279억 원)과 인건비, 농지원상복구비 등을 제외하면 수익은 61억 원에 불과하다.
이 마저도 수익이 100억 원을 넘어서면 국토부와 절반씩 나누어야 한다.
여주시의 한 관계자는 "친수공간에 대한 국고지원을 늘리고 단속과 관리 등에 대한 권한을 정부에서 지자체로 이양해야 한다"며 "현재의 구조로는 훼손된 남한강변 복원이나 친수공간의 이용률 제고가 어렵다"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적정예산을 계속 요구하고 있지만 기획재정부가 반영을 안 해줘 예산이 부족하다"며 "필요한 만큼 다 내려 보내고 싶지만 기재부와의 협의가 쉽지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