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전 대표의 등판으로 국민의당은 '호남·비안(비안철수)파' 대 '비호남·친안(친안철수)파'로 극명하게 갈렸다.
전대 주자들도 신경전 속에 기자간담회를 계획하며 본격적인 당권 경쟁에 돌입했다.
안 전 대표의 등판설이 불거졌을 때부터 친안파와 비안파로 갈라진 국민의당은 지난 3일 안 전 대표의 출마 선언을 계기로 더 심한 분열을 겪고 있다.
현역 의원 12명은 안 전 대표 출마를 반대하는 집단 성명을 냈고, 당 원로들이 속한 동교동계에선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고서 당권에 도전하는 것은 해당 행위"라며 안 전 대표의 출당 추진 주장까지 나왔다.
황주홍·조배숙 의원 등 '안 전 대표 출마 반대파' 의원들은 6일 저녁 회동을 하고 대책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비안파 의원들은 당의 텃밭인 호남에서 안 전 대표의 출마를 반대하는 민심이 강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 중진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호남 지역에서도 안 전 대표의 출마에 대해 잘 납득 못 하는 분위기"라며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 아니냐', '너무 조급하게 나왔다' 등을 얘기하는 여론이 많다"고 설명했다.
반면 친안파 의원들은 '창업주'인 안 전 대표가 대체 불가한 "당의 소중한 자산"이라는 점을 부각하면서 출마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안 전 대표를 지지하는 당원들은 6일 국민의당 당사 옆에서 안 전 대표의 출당을 거론한 동교동계를 규탄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한다.
이에 박지원 전 대표는 5일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안 전 대표의 당권 도전 선언 이후 시끌시끌한 당내 상황을 소개하며 '단결'과 '화합'을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국민의당 전당대회가 안철수 전 대표의 참가로 요동친다"며 "전당대회 국면에서 친안 vs 비안, 호남 vs 비호남 구도가 형성되거나, 정체성 즉 노선 투쟁으로 진행된다면 과연 누가 행복해질까요"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의 출마를 반대한 박 전 대표는 "호남만 가지고도 승리할 수 없지만, 호남을 빼고도 승리할 수 없는 게 국민의당"이라며 "정치적 홈 베이스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존폐의 문제다. 뺄셈 정치는 안 된다. 분열도 막고 단결해야 한다. 불필요하고 비생산적인 이념 논쟁이나 구도 논쟁도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전 대표 출마에 일찌감치 당권 도전을 선언한 주자들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천정배 전 대표는 6일 오전 11시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지지기반을 다지고 여론전을 펼친다.
정동영 의원 역시 6일이나 7일 기자간담회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대표도 천 전 대표와 같은 날 오후 2시 '국민의당 혁신비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의 향후 노선과 혁신 방향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김한길 전 대표는 여러 인사를 만나 얘기를 들으며 출마 여부를 고심 중이다.
당권 주자들의 비전 경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경선 룰을 두고도 주자들 간 기 싸움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국민의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는 전날 결선투표제 도입·여론조사 배제를 핵심으로 한 전대 룰을 마련해 비대위에 보고했지만, 비대위에서는 결론을 유보하고 7일에 다시 논의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