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측 "JTBC 보도한 태블릿 PC 감정해달라"

PC 입수 경위·문건 오염 가능성 의혹 제기

박근혜 전 대통령 측이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 물증 중 하나로 JTBC가 보도한 태블릿 PC를 감정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박 전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는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태블릿 PC 감정 신청서를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유 변호사는 "JTBC가 태블릿을 입수한 경위가 불분명하고 검찰의 포렌식(디지털 증거분석) 과정도 석연치 않다"며 "뉴스 화면에 USB가 꽂힌 화면이 명확히 나와서 그 부분에 대해 감정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 측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과정에서도 PC의 신빙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JTBC가 태블릿 PC를 입수한 경위가 석연치 않고 PC에서 발견된 자료들의 오염 가능성이 있는 만큼 사실관계를 따져 혐의 입증의 증거로 쓸 수 없다고 주장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형사소송법상 위법한 절차로 수집된 증거는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는다.

최씨 소유로 알려진 이 태블릿 PC는 최씨가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더블루K 사무실 책상 서랍에서 발견됐다. 최씨의 국정 개입 정황을 보여준 핵심 물증으로, '국무회의 말씀 자료', '드레스덴 연설문', '해외순방 일정표' 등 박 전 대통령과 관련한 47건의 비공개 문건이 발견됐다.

검찰은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과 박 전 대통령이 공모해 이들 문건을 유출한 것으로 보고 두 사람에게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를 적용했다.

앞서 최씨 측도 이 PC의 신빙성을 믿을 수 없다며 재판부에 감정을 신청했다. 최씨 측은 국정농단 의혹을 폭로한 고영태씨 일당이 자신을 모함하기 위해 사무실 책상에 PC를 넣어뒀으며, 이를 JTBC 기자가 훔쳐갔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앞서 더블루K 건물 관리인은 최씨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진실 규명에 도움이 되기 위해 JTBC 기자에게 사무실 문을 열어줬다"고 증언했다.

재판부는 감정 신청서를 검토해 본 뒤 감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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