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방송에서 유 작가와 함께 출연한 박형준 교수는 먼저 이번 청와대의 오뚜기 초청을 아래와 같이 봤다.
"공부 잘하는 애 15명 정도 불러서 표창하는데, 그 중 14명은 사교육도 받고 집안도 좋아서 공부 잘하는 애들이다. 그런데 이들과 다른 1명을 불러 표창하면서 '얘는 아주 성실하고 과외도 안 받고 학교 생활도 모범'이라고 말하니까, 다른 사람들은 칭찬을 들으면서도 좀 뻘쭘하지 않겠나. 오뚜기라고 좋아서 들어갔겠나. 들어오라니까 들어갔겠지."
이에 유 작가는 "(청와대에서 오뚜기를 모범기업으로 선정해 초청한 이유가) 개운치는 않다. 여북 답답했으면 이렇게까지 했을까 싶다"며 설명을 이어갔다.
"오뚜기를 선정한 이유가 두 가지다. 먼저 상속기업인데 상속세를 합법적으로 줄일 수 있는 데까지 줄이고, 그래도 안 줄여지는 만큼은 5년 분할 납부로 1500억 원의 상속세를 낸 기업이라는 것이다. 어떤 회사는 몇 조짜리 상속 받으면서 상속세 몇 십억 밖에 안 낸 데도 있는데…. 여하튼 (오뚜기는) 크지 않은 회사를 상속 받으면서 상속세를 되게 많이 냈다. 두 번째 이유는 비정규직 비율이 전체 중에서 1% 밖에 안 된다. 정말 비정규직을 쓸 수밖에 없는 데만 비정규직을 쓰고 나머지는 다 정규직을 썼다는 것이다."
그는 "이것이 현재 우리 사회에서 시민들이 기업에게 요구하는 아주 절실한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법을 지켜 달라는 것이고, 두 번째는 사람을 사람으로 대우해 달라는 것"이라며 "갑질하고 욕하고 소모품처럼 쓰다가 잘라버리지 말고, 기업에 돈 벌어주는 직원들에게 사람 대우를 해 달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사실 오뚜기도 완벽한 모범 학생은 아니다. 오뚜기도 알고 보면 계열사도 많고 내부 거래도 많고 일감 몰아주기 혐의도 짙다"며 "그런데 100% 모범생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찾고 찾아보니 그나마 그 정도 되는 기업도 정말 드물더라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저는 사실, 대통령과 대기업 오너들간의 분위기보다 오뚜기 때문에 슬펐다. 청와대 행사기획팀에서 준비하면서 얼마나 고심했겠나. 랭킹 1위부터 14, 15위까지 가는데, 그 안에 (모범기업이) 없는 것이다. 그러니까 20위권, 30위권, 50위권에서 찾아보고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 그러니까 100위권 밖에 가서 (232위) 오뚜기 하나 보였는데, 몇 군데는 모범적이고 몇 군데는 다른 애들과 비슷한 대목도 있다. 그런데 그나마 그 정도 성적을 보여주는 회사가 그(오뚜기) 하나 밖에 없다."
유 작가는 "그러면 도대체 우리나라 기업들이 지금까지 사람을 뭘로 취급했냐는 것"이라며 비판을 이어갔다.
"요즘 갑질하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 '너 어디서 월급 받아!' '누가 월급 줘!'라며 운전기사처럼 자기 안전을 책임져 주는 사람에게 심한 욕설을 한다"며 "자기 안전을 책임지는 사람에게 그렇게 욕할 정도면 다른 직원들에게 어떻게 했을지는 안 봐도 비디오다. 나를 위해 돈을 벌어주는 사람들에게 우리 기업들이 지금까지 어떻게 해 왔는가를 (오뚜기가 초청받았다는 사실이) 다 보여주는 것이다."
그는 "저는 이것 때문에 대기업 간담회를 보면서 '도대체 우리가 어떤 세상에서 살고 있는 거야?'라는 생각에 너무 마음이 아팠다"며 "지금 큰 기업들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보면 특수계급제도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청와대에서) 오뚜기를 초청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