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육상은 변두리?' 그래도 꿈을 향해 달린다

김국영.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 육상의 변두리다. 한 때 마라톤 강국으로 명성을 떨쳤지만, 지금은 아니다. 트랙과 필드 종목은 세계 대회 출전조차 버거운 것이 한국 육상의 현실이다.

하지만 한국 육상은 여전히 달리고 있다. 누구도 한국 육상에 스포트라이트를 보내지 않지만, 자신의 기록을 깨기 위해 쉬지 않고 땀을 흘리고 있다. 스포트라이트보다 세계를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게 목표다.

4일 영국 런던에서 막을 올리는 2017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한국은 17명의 조촐한 선수단을 파견한다. 마라톤 6명, 경보 6명 등 도로 종목이 12명이고, 트랙과 필드는 5명이 전부다. 2013년 모스크바 대회 15명(트랙-필드 1명), 2015년 베이징 대회 12명(트랙-필드 2명)에 비하는 트랙과 필드 종목 선수단이 조금 늘어났다.

목표는 금메달이 아니다. 자신의 기록을 깨는 것, 그리고 예선을 넘어 한 단계 더 올라가는 것이다.

◇100m 김국영, 한국 트랙 최초 준결승 진출 도전


김국영(26, 광주광역시청)의 세계선수권 티켓 획득은 극적이었다.

6월 전국육상경기대회 준결승에서 10초13의 한국신기록을 세웠지만, 세계선수권 기준 기록 10초12에 0.01초 모자랐다. 결승에서 10초07로 기준 기록을 통과했지만, 뒷바람이 초속 3.6m로 분 탓에 비공인 기록으로 남았다.

하지만 김국영은 사흘 뒤 코리아오픈 결승에서 다시 한 번 10초07을 찍었다. 이번에는 공인 기록으로 세계선수권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김국영은 출국도 하기 전부터 한밤에 식사를 하는 등 런던 적응에 나섰다. 그동안 큰 대회마다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던 김국영이기에 더 준비가 철저하다. 목표는 준결승 진출. 한국 육상 트랙 종목 최고 성적은 제1회 세계선수권이었던 헬싱키 대회 장재근의 200m 예선 4위다.

남자 110m 허들 김병준(26, 국군체육부대)도 준결승 진출에 도전한다. 김병준은 6월 태국오픈에서 13초39 한국신기록을 세우면서 기준 기록(13초48)을 통과했다. 2016년 리우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한 아픔을 세계선수권 준결승 진출로 씻겠다는 각오다.

여자 100m 허들에는 정혜림(30, 광주광역시청)이 출전한다. 13초16으로 기준 기록(12초89)에 한참 못 미쳤지만, 7월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우승과 함께 대륙별 챔피언 자격으로 세계선수권 무대를 밟는다.

김덕현.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멀리뛰기 김덕현, 5번째 세계선수권 도전

김덕현(31, 광주광역시청)은 5번째 세계선수권에 출전하는 베테랑이다. 2007년 오사카 대회 세단뛰기와 2011년 대구 대회 멀리뛰기에서 결선에 진출한 경험도 있다.

우여곡절 끝에 세계선수권 출전 티켓을 얻었다. 김덕현의 올해 최고 기록은 8m11로 기준 기록은 8m15를 넘어서지 못했다. 하지만 총 32명 가운데 국가별 출전이 3명으로 제한된 덕분에 미국 선수 5명 중 2명이 빠졌고, 그 자리를 랭킹 38위였던 김덕현이 차지했다.

세단뛰기와 멀리뛰기를 병행했던 김덕현은 올해 멀리뛰기에만 주력했다. 2016년 8월 세운 개인 최고 기록 8m22를 넘어선다면 결선 진출도 노려볼 만하다.

높이뛰기 우상혁(21, 서천군청)도 결선 진출에 도전장을 던졌다. 우상혁은 높이뛰기 유망주다. 2013년 세계청소년선수권 금메달, 2014년 세계주니어선수권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6월 전국육상선수권에서 2m30을 기록, 기준 기록을 맞췄다. 한국신기록을 세운다면 결선 진출도 가능하다.

한편 도로 종목에는 경보 김현섭(32, 삼성전자)이 톱10 진입을 노린다. 어느덧 6번째 세계선수권에 나서는 김현섭은 20km 경보에서 앞서 3개 대회 연속 톱10에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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