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전 대표의 출마 소식에 가장 먼저 비판의 포문을 연 사람은 당 대표에 출사표를 던진 천정배 의원이다.
천 의원은 3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국민들께도, 우리 국민의당에게도, 안철수 전 후보 자신에게도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최악의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당 대표에 출마한 정동영 의원도 입장을 통해 "정치는 때가 중요하다. 말을 끌고 가야할 때가 있고, 말을 타고 가야 할 때가 있다"며 "안 전 대표에게 지금은 말에서 내려 말을 끌고 가야 할 때인데, 정반대로 말을 탔다"고 지적했다.
이어 "'견마지로'(犬馬之勞: 임금이나 나라에 충성을 다하는 노력) 대신 장군처럼 말을 탄 것"이라며 "이제 국민의당은 사당이냐 공당이냐의 중대한 실험대에 섰다. 어느 쪽으로 가는 것이 정도로 가는 것인지 국민은 다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국민의당은 창당부터 지금까지 보여준 리더십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며 "인기와 리더십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이 있는 안 전 대표가 당 대표에 출마한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점을 부각하면서 자신이 새로운 리더십의 적임자임을 내세운 것이다.
박지원 전 대표도 안 전 대표에게 출마결심에 대한 재고를 권유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후보등록일인 10일까지는 다시 생각할 기회가 될 것이라 믿는다. 창업자(국민의당을 창당한 안 전 대표를 지칭)의 지혜로 당을 구해야 한다"며 "저는 마지막 순간까지 (당 대표 출마를) 간곡히 만류했다"고 밝혔다.
이어 "또한 절대 다수의 의원들과 많은 분들도 반대했다. 그러나 안 전 대표는 출마를 선언했다"면서 "당 일부에서는 혼란, 분열의 소리도 나온다"고 당내 안 전 대표의 출마에 반발하는 기류를 전했다.
다만 박 전 대표는 당내 분란이 확대되는 것을 수습하려는 듯 "분열 운운은 금물"이라며 "저는 지금도 안 전 대표를 사랑하고 존경한다"고 덧붙였다.
안 전 대표의 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이 있기 전부터 당내에서는 안 전 대표의 출마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아 왔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국민의당 김종회, 박주현, 박준영, 유성엽, 이상돈, 이찬열, 장병완, 장정숙, 정인화, 조배숙, 주승용, 황주홍 의원 등 12명은 안 전 대표의 당 대표 출마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안 전 대표의 지금 출마는 정당 정치에 있어 책임의 원칙에도 맞지 않는다"며 "대선 패배와 증거조작 사건으로부터 자유로운 지도부를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명을 발표한 의원들 중 일부는 탈당까지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