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하나하나가 자신의 손으로 완성될 때 이주여성들이 보인 웃음은 어떤 말보다 강력한 소통이었다.
필리핀, 태국 등 6개국 다문화 이주여성 대상 요리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동래음식나라조리학원 박영미 원장을 지난 17일 부산 동래구의 학원에서 만났다.
박원장은 “요리에는 소외라는 개념이 없다”며 “음식을 조리하는 과정으로의 요리는 자신의 마음과 감정을 컨트롤할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지난 18년동안 외식교육에 종사해온 그가 이주여성과 연을 맺은 건 2013년 동래구청과 ‘이주여성 요리교실’을 열면서부터였다.
해를 거듭할수록 개선되고 있는 다문화에 대한 인식을 감안하면 5년 전 다문화 또는 이주여성에 대한 동반자적 인식이 지금과 같지는 않을 때였다.
박원장은 다문화 음식 탐방과 한국 음식 탐방 등을 통해 이주여성과의 공감대를 넓혀갔다.
배우는 이주여성도 즐거웠지만 가르치는 박원장도 보람을 느꼈다.
이주여성들이 한국정착과정에서 가장 먼저 부딪치는 문제가 ‘먹는 것’에 관한 것이었기 때문에 박원장의 교육은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맞춤형 솔루션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부산 동래구청의 지원은 큰 힘이 되었다. ‘이주여성요리교실’이라는 정식 타이틀을 달고 박원장이 본격적으로 재능기부에 나설 수 있는 발판이 되어준 것.
동래구청 김홍민 주무관은 “박원장이 진행하는 이주여성 요리교실이 우리 음식문화에 대한 적응을 통해 이주여성의 빠른 정착을 돕고 있다”며 “수강생들의 호응이 뜨거울 뿐만 아니라 과정을 계속 진행해 달라는 요청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박원장은 자신의 재능기부를 장애인 요리교육으로 넓혀가고 있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 틱장애 등 다양한 장애를 가진 학생들에게 요리를 가르치면서 집중력과 마음의 여유를 선사하는 것. 실제 요리를 통해 장애를 극복하는 ‘요리치료’과정이 존재하기도 한다.
자신이 가르쳐 조리 관련 국가 자격증을 4개나 따낸 장애학생을 예로 들며 요리라는 하나의 과정이 갖는 순기능을 설명한 박원장은 “요리는 사람의 마음과 감정을 치유하는 마술과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