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유성 "개나 소나 콘서트, 퍼스트 도그도 오냐고요?"

- 휴가철 반려동물과 함께 즐기는 콘서트
- 9년 째 무료 진행…앞으로도 무료로
- 첫 해 왔던 강아지, 3대와 함께 다시 와
- 유기견 놓고 가는 경우도…안타까워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변상욱 대기자(김현정 앵커 대신 진행)
■ 대담 : 전유성(개그맨)

이번 주 토요일 경상북도 청도에서 아주 보기 드문 개판, 멍멍이판이 벌어진다고 합니다. 반려견과 반려견의 가족들이 함께 공연을 관람하는 '개나 소나 콘서트'가 열리는 건데요. 단순히 우스개 이벤트가 아니라 전통 있는 콘서트로, 클래식 음악이 연주된다고 합니다. 이 콘서트를 처음으로 기획했고 9년째 연출을 맡아오고 계신 분이 바로 개그맨 전유성 씨인데요. 화제의 인터뷰 오늘은 개그맨 전유성 씨를 만나보겠습니다. 전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 전유성> 안녕하십니까. 청도에 살도 있는 청도 군민 전유성입니다.

◇ 변상욱> (웃음) 아예 자리를 잡으셨군요?

◆ 전유성> 네네.



◇ 변상욱> 그러시군요. 본래 동물 애호가셨습니까, 이런 콘서트를 기획하셨다고 하니?

◆ 전유성> 아니, 동물 애호가는 아니었고요. 오히려 제가 개를 좀 무서워했어요. 싫어하진 않았는데 좀 무서워했었죠. 어렸을 때 심하게 물린 적이 있어서, 그런데 이 행사를 하면서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됐고 9년째 되니까 조금씩 친해지는 중입니다, 이제.

◇ 변상욱> 그러면 이런 콘서트를 기획하게 된 취지는 어떤 거셨습니까?

◆ 전유성> 제가 청도 내려오기 바로 직전에 최유라 씨랑 같이 방송을 했었거든요.

◇ 변상욱> 그렇죠, 기억이 납니다.

개그맨 전유성씨가 9년째 연출하고 있는 '개나소나콘서트' (사진=개나소나콘서트 페이스북 캡처)
◆ 전유성> 그런데 최유라 씨가 어느 날 애가 아파서 밤을 샜다고 그래서 눈이 퉁퉁 부어서 왔어요. ‘왜 그러냐, 큰애가 아프냐, 작은애가 아프냐.’ 그랬더니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가 아파서 그런 거였다고 그러는데, 저는 뭐 개 아픈 것 때문에 우나. 음악 나가는 도중에 '선생님, 차도가 있습니까?' 이런 전화를 막 하고 그러더라고요. 그런 생각이 들었었는데. 제가 우연히 공연을 갔다가 다친 고양이가 제 앞으로 엉금엉금 기어나오는 걸 보고 고양이를 데리고 가서 키우게 되면서 새로운 세상을 보게 됐어요. 소위 애완견하고 말하는 사람들을 보기 시작했죠.

◇ 변상욱> 9년째면 계속해서 뭔가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의미인 것 같은데 인기의 비결은 뭐인 것 같습니까?

◆ 전유성> 예전에 우리 아버지 세대는 사실은 집에서 키우는 개 때문에 어디 못 놀러가고 그런 세대는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반려견을 가족이라고 생각하니까 맡기고 갈 데가 없어서 어딜 못 가시는, 휴가를 못 가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 변상욱> 그렇죠.

◆ 전유성> 그래서 이왕이면 같이 오면 어떻겠냐라는 생각으로 했더니 많은 분들이 참가를 해 주셔서 많이 참석을 하고 있습니다.

◇ 변상욱> 그러면 개나 소나 콘서트면 소도 등장을 합니까?

◆ 전유성> 네, 그래서 청도는 사실은 소가 간판 스타거든요, 청도에. 그래서 그 해에 우승을 한 소를 따로 저희가 한 마리 모셔다가 그날 좋은 사료도 특식으로 먹이고. 또 소 주인이 공연을 하나, 소한테 바치는 헌정곡을 저희가 연주할 적에 앞에서 한 바퀴 이렇게 도는 퍼포먼스도 있습니다.

◇ 변상욱> 클래식 공연인 이유는 강아지 친구들이 이 음악을 좋아하나요?

2016년 개나소나콘서트 (사진=개나소나콘서트 페이스북)
◆ 전유성> 해석을 저희가 그렇게 하죠. 예를 들어서 '위풍당당 행진곡'을 연주하면서 '얘들아, 복날이 돼도 기죽지 마라' 뭐 이렇게 해석을 저희가 그렇게 갖다 붙이죠. '신세계 교향곡'은 '앞으로 너희들은 신세계로 가는 거야' 이렇게 하고. 정 해설할 말이 없으면 이번에는 견주들을 위한 음악입니다, 이렇게 하기도 하는데. 전반적으로 주인들이 개를 껴안고 있기 때문에 얌전하게들 있습니다.

◇ 변상욱> 혹시 리듬 타거나 스웩 같은 걸 보이는 개들도 있나요?

◆ 전유성> 가끔씩 있어요. 음악을 하다가 짜잔~ 하다가 쉼표 나올 때 그때 ‘왕왕’ 이렇게 짖는다든가. 한두 마리가 그렇게 해요, 매년.

◇ 변상욱> 반려 인구가 1000만이라고 하는데 휴가철에 마땅히 맡기고 갈 곳도 없고 또 함께 가기도 어렵고 이런 가족들은 정말 좋아하겠습니다. 매년 오는 단골 관객들도 있습니까?

◆ 전유성> 예를 들어서 첫해 때 왔던 강아지가 3대가 새끼에 새끼를 낳아서, 자식이 자식을 낳아서 3대를 유모차에 3칸으로 해서 할아버지, 부부, 할머니 이렇게 3대를 같이 유모차에 데리고 오신 분들도 계시죠.


◇ 변상욱> 그렇죠. 강아지 수명을 생각하면 3대가 나란히 등장할 수 있겠군요.

◆ 전유성> 네네. 하나 안타까운 건 유기견을 놓고 가시는 분들이 가끔 계세요.

◇ 변상욱> 아, 슬그머니?

◆ 전유성> 네, 슬그머니. 그러니까 잘 깨끗하게 털 손질도 다 해가지고 좋은 주인 만나라고 놓고 가시는데. 유기견협회에 계신 분들은 한눈에 알아보더라고요. ‘놓고 갔구나.’ 틀림없이 그런 일들도 있었고 기억에 남고 그러죠.

◇ 변상욱> 그러면 개나 소나 이렇게 돼 있습니다마는 혹시 유료입니까, 무료입니까?

◆ 전유성> 무료죠, 무료.

◇ 변상욱> 계속 유료화 안 하고 무료로 가실 겁니까?

◆ 전유성> 네, 계속 그렇게 할 생각입니다.

◇ 변상욱> 아이고, 고맙습니다. 그러면 이번 주말 아닙니까, 당장? 입장료는 무료하고 하는데 신청은 어떻게 해야 되는 겁니까?

◆ 전유성> 그냥 오시면 돼요. 한 8000명 이상 수용할 수 있는 야외 공연장이 좋은 데가 있어요. 한 여름 밤, 좋은 추억이 되실겁니다.

(사진=개나소나콘서트 페이스북 캡처)
◇ 변상욱> 혹시 청와대에서도 반려견을 키우고 있다고 하는데 초청장을 보내보실 생각을 해 보셨습니까?

◆ 전유성> 초청장을 보내지는 않았지만 대선 때 대선주자들이 반려견을 데리고 오시겠다고 저희한테 연락이 와서 사실은 오지 말라고 했어요. 왜냐하면 조그마한 군에 대선후보급들이 뜨면 여기 군청에 계신 분들이 무진장 바빠지거든요, 그 사람들 때문에. 그래서 오지 말라고 그랬어요. (웃음)

◇ 변상욱> 그렇죠.

◆ 전유성> 영상은 받았어요. 영상 받은 거는 저희들이 풀고 그랬죠.

◇ 변상욱> 청쥐자들께서는 한번 모셔도 될 것 같다고 응원도 보내주시네요.

◆ 전유성> 대통령 영상도 저희들이 가지고 있어서 올해 한번 틀어볼 생각입니다.

◇ 변상욱> 그렇군요.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이색적인 휴가 아주 좋을 것 같습니다. 공연 성대하고 즐겁게 치뤄지길 기원하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전유성> 감사합니다.

◇ 변상욱> 경북 청도에서 9년째 열리고 있는 개나 소나 콘서트의 총연출을 맡고 있는 개그맨 전유성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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