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 부당해고 판정에도 해고자들 '자택대기' 유지

노조 "무늬만 정리해고 철회 꼼수… 백성학 회장, 진정성 보여야"

OBS는 경기지노위의 부당해고 판정에 따라 지난 1일 해고자들을 복직시켰으나, 자택 대기발령 상태를 유지했다.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OBS희망조합지부 제공)
경기지방노동위원회가 OBS 사측이 지난 4월 15일자로 직원 13명을 정리해고한 것이 '부당'하다고 판정해, OBS가 해고자 13명을 복직시켰으나 '자택 대기발령' 상태로 두어 '꼼수'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OBS는 지난 1일 해고됐던 13명을 복직시키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완전한 복직은 아니다. 해고 직전 '경영상 정원 초과' 등의 사유로 자택 대기발령 조치가 취해진 그 상태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해고자들은 대기발령 상황이기에 임금을 70%밖에 받을 수 없다. OBS는 또한, 회사의 외주화에 반대해 대기발령 상태였던 9명 중에서도 7명만 선별해 복귀시켰다.

OBS는 최동호 대표이사 명의의 서신을 통해 "2016년 말 혁신경영을 추진한 것은 해고가 목적이 아니라 OBS를 살리고 일하는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함이었다"며 "희망퇴직 등 해고회피 노력의 결과로 대상자는 최초 20명에서 7명 줄어들었다"고 당초의 해고 결정을 합리화하려 애썼다.

해고자들에게 자택대기 조치를 내리고는 "추후 업무가 생기게 되면 별도의 업무를 부여할 수도 있다"고 설명하면서 현재 회사 인력이 넘친다고 강조했다.

OBS는 "8월부터 12월까지는 외주화 철회, 해고자 복직을 반영하여 사업계획을 새로 수립할 예정이다. 급여 10% 감액이 없으면 올해 적자는 광고매출 실적에 따라 8억~17억 예상되고, 이대로 가면 2018년 1/4분기에는 자금상 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8월부터 12월까지 복귀자 업무 재배치에 따라 추가로 희망퇴직도 진행할 계획이다. OBS의 생존을 위해서 T/O는 비정규직 포함해서 175명으로 판단하며, 현재는 해고자 13명의 복귀로 205명이 일하게 된다. 30명의 인원조정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또 다시 '감원'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 노조 "정리해고 철회 결정 기만적… 방송정상화 의지 보여야"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OBS희망조합지부 특보 12호)
노조는 회사의 방침에 반발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OBS희망조합지부(지부장 유진영, 이하 OBS지부)는 2일 성명을 내어 "사측의 정리해고 철회는 방송사유화에 함께 맞서 싸운 1만 2천 언론노동자의 승리"라면서도 "이번 결정의 기만성을 주목한다"고 밝혔다.

할 일이 없어 대기발령을 유지했다는 사측의 주장에 대해 OBS지부는 "입으로는 심각한 경영상의 위기를 떠들면서 해고와 자택대기로 모자란 인원은 비용을 발생시키면서까지 외부 인력으로 때우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일이 없다는 타령은 명백한 기만"이라고 반박했다.

OBS지부는 "백성학 회장이 진정으로 방송사업의 의지가 있다면 13명의 해직자와 2명의 자택대기자들을 지금 당장 업무에 복귀시켜야 한다. 그리고 지난해 말 방통위가 부가한 시한부 재허가 조건을 즉각 이행하고, OBS가 1600만 시청자를 위한 정상적인 방송을 할 수 있도록 대규모 투자와 방송전문경영인 영입으로 방송정상화의 의지를 보여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성재 부회장, 최동호 대표이사의 자진사퇴 △회사의 비정상 상황에 침묵으로 일관했던 간부들 문책 등을 요구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김환균, 이하 언론노조)은 같은 날 성명을 통해 "정리해고 철회는 OBS가 풀어야 할 수많은 숙제 중 하나일 뿐"이라며 "OBS가 '선 구조조정-후 증자와 투자'라는 고집을 버리고 OBS지부와 새로운 경인지역방송의 건설을 고민할 자리를 속히 마련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언론개혁시민연대(대표 전규찬, 이하 언론연대)는 방통위의 조건부 재허가 결정에도 거듭되는 조건 위반으로 시정명령, 과태료 부과 등 '무책임' 경영을 해 온 경영진을 비판했다. 방통위에는 "지역성을 비롯한 공익적 기능을 수행해 온 지역언론의 제도적 지원책을 강구해야 하고, 그 시작이 OBS 정상화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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