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현안과 애로사항 등을 준비하라고 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증언과 다른 대기업 총수들의 진술과 정면 배치되는 증언이다.
장 전 차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등의 공판에서 피고인 신문을 받았다.
그는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2차 단독면담이 있던 2015년 7월 25일보다 며칠 전 안 전 수석에게 "비공개 단독면담 일정이 잡혔다"는 취지의 연락을 받았다.
이어 안 전 수석에게 '무엇을 준비해야 되냐'고 물었지만, "특별히 준비할 게 없다"는 답을 들었다는 게 장 전 차장의 주장이다.
하지만 특검은 안 전 수석이 박 전 대통령과 단독면담을 하는 대기업들에게 △현황과 현안 △투자계획 △기업 애로사항 등을 준비하라고 전달했다는 증언을 제시하며 반박했다.
박 전 대통령의 단독면담 준비과정에서 삼성만 유일하게 '준비할 게 없다'고 전달했다는 점은 상식에서 벗어난다는 게 특검의 입장이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은 2014년 9월 15일 이 부회장과 1차 단독면담 당시 한화가 회장사였던 대한승마협회장을 삼성이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은 2차 단독면담에서 '삼성이 승마협회 맡고 한 게 없다'는 취지로 이 부회장을 질책했다. 크게 당황한 이 부회장은 단독면담 직후 장 전 차장과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 실장 등을 불러 대책마련에 나섰다.
앞서 장 전 차장은 2014년 말 이른바 '정윤회 문건' 파동으로 정윤회씨의 딸 유라씨가 승마선수인 점을 알았다. 또 박 전 대통령이 승마에 관심을 기울인 이유는 유라씨가 정씨의 딸이라고 인지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