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작가가 된다는 건…1% '바늘 구멍' 통과하기

[데이터] 네이버·다음 등 포털 웹툰 분석해보니

네이버 베스트 도전만화에 등록된 작품들, (사진 = 네이버 웹툰 캡처)
웹툰이 막 시작된 2000년대만 하더라도 웹툰 작가를 직업으로 꿈꾸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그림을 좋아하는 학생 중 만화가를 꿈꾸는 학생이 몇 명 있는 정도였다. 그야말로 손에 꼽는 수준.

그런데 시대가 바뀌다보니 포털사이트와 스마트폰에 최적화 된 웹툰은 이제 젊은이들 삶에 깊숙이 들어왔다. 책방에서 매달 신간 만화책을 기다리듯 스마트폰으로 매주 업데이트되는 웹툰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제 꿈은 웹툰 작가입니다"


장래희망에 웹툰 작가를 적는 학생도 늘어났다. 지난해 소년한국일보가 전국의 초등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 학생의 10명 중 4명은 '웹툰 작가, 애니메이터, 디자이너 등'을 장래 희망 직업으로 선택했다. 대학에서도 웹툰 전문학과가 생길 정도가 됐다.

하지만 정식 웹툰 작가가 되는 길은 그렇게 녹록하지만은 않다. 웹툰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에 비하면 등용문격인 플랫폼이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웹툰 플랫폼은 네이버와 다음 양대 포털사이트가 주를 이루지만 정식으로 연재되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기만큼이나 어렵다.

그래픽 = 강인경 디자이너
네이버는 아마추어작가를 정식 웹툰 작가로 승격시키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웹툰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은 누구나 도전 코너에 작품을 올릴 수 있다.

2017년 7월 27일 기준으로 네이버 '도전만화'에 등록된 작품은 모두 1만 1,812개. 도전인 만큼 만화 연습에서 연재형 작품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도전만화에 등록된 웹툰 중 작품성, 독자의 피드백, 운영자의 판단에 따라 '베스트 도전만화'(이하 베도)로 승격이 된다.

27일 현재 베도는 총 2,212개이다. 약 1만 2천 개나 되는 도전만화와 비교해보면 18.72% 수준이다. 베스트인 만큼 작품의 완성도도 높다. 하지만 베도가 정식 연재로 이어지는 통로인 만큼 반드시 거쳐야 된다. 베도 역시 작품성, 독자의 피드백, 운영자의 판단에 따라 네이버 웹툰 정식연재가 결정된다.

2,212개의 베도 중 네이버 정식으로 웹툰으로 연재된 작품은 137개(6.19%)로 대폭 줄어든다. 현재 네이버 웹툰에서 인기가 많은 '외모지상주의(박태준 작가)', '프리드로우(전선욱 작가)', '소녀의 세계(모랑지 작가)' 역시 베스트 도전을 거쳐 정식 웹툰으로 연재됐다. 도전만화에서 정식만화로 연재된 비율로 따지자면 1.15%밖에 되지 않을 만큼 어려운 것을 알 수 있다.

다음 1부 리그에 등록된 작품들. (사진 = 다음 웹툰 캡처)
다음의 경우도 상황은 비슷하다. 다음 웹툰은 아마추어 작가들이 '2부 리그'에 작품을 연재하고 작품성·인기·운영자 요소 등을 반영해 '1부 리그'로 승격되는 구조다. 27일 기준으로 2부 리그에는 총 6,846개의 작품이 있다. 반면 1부 리그 작품은 324개로 2부 리그의 4.66%밖에 되지 않는다. 1부 리그 작품 중에서도 랭킹전을 거쳐 수상자만이 정식 연재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최근 30대 여성에게 인기가 많은 웹툰인 '퀴퀴한일기(2B 작가)' 역시 2016년 4월 리그 우승으로 정식 연재가 결정됐다.

포털 연재를 준비하는 웹툰 예비 작가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정식 연재가 될 때까지 수익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네이버의 베도, 다음의 1부 리그 만화는 정식 연재에 준하는 수준을 갖추고 있다. 정식 웹툰처럼 즐겨보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예비 작가와 포털 사이에 제대로 된 수익 배분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래픽 = 강인경 디자이너
다음은 1부 리그 랭킹전을 통해 소정의 상금을, 네이버는 베도 작품 중 일부를 선정해 소정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예비 작가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고 무료로 연재하고 있다. 정식 연재를 희망고문으로 한 열정페이로 비췰수 도 있는 대목이다.

웹툰 예비 작가들에게 등용의 기회를 준 포털 사이트에게 공정한 지원을 요구하는 것이 과연 지나친 사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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