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나라' 반복 파격 칼럼, 왜 호응이 쏟아질까

"단순반복으로 분명한 메시지 전달…읽다보면 소리내어 외치게 돼"

(사진=한겨레신문 해당 칼럼 일부 갈무리)
지난 28일자 한겨레신문에 실린 칼럼 한 편이 여전히 온라인을 달구고 있다. 김세은 강원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쓴 '[미디어 전망대] 하릴없이 외친다, 물러나라'라는 제목의 칼럼은 아래와 같이 시작한다.

'나는 깨달았다. 중요한 것은 제도보다 사람이라는 것을. 공영방송의 기본인 공정성과 자율성을 훼손했다는 수많은 증거와 증언이 속출하고, 내부 구성원의 절대 다수가 퇴진을 원하고 있는데도 꿈쩍 않고 있는 이들에게는 설명과 논리가 먹히지 않는다는 것을. 그리하여 나는 하릴없이 다음과 같이 외친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문화방송(MBC) 구성원 95.4%가 사퇴를 원하는 사장 김장겸은 물러나라'라는 문장 뒤에 '김장겸은 물러나라'를 수십 차례 더 적었다.

이어지는 '문화방송 구성원 95.9%가 사퇴를 원하는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고영주는 물러나라' '한국방송(KBS) 구성원 88%가 사퇴를 원하는 사장 고대영은 물러나라' '한국방송 구성원 90%가 사퇴를 원하는 이사장 이인호는 물러나라' 뒤에도 마찬가지로 '고영주는 물러나라' '고대영은 물러나라' '이인호는 물러나라'를 각각 수십 차례씩 덧붙였다.

김 교수는 끝으로 "한겨레 독자들도 함께 힘껏 외쳐주기 바란다. 공정방송과 자유언론을 위해 시민의 힘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강조했다.

30일 현재, 이 칼럼이 나간 뒤 이틀이 흘렀지만 온라인에서는 여전히 "시적인 칼럼" "읽는 시간 10초" "세상에서 가장 간결하고 강력한 칼럼" "본격 '주술적' 구호 칼럼" 등의 호평이 확산되고 있다.


트위터 사용자 '@h******'는 "백마디 말보다 '물러나라'로 가득 채워진 저 칼럼 울림을 주네요. 정말 와닿고 멋집니다"라고 평했다.

'@s*******'는 "김장겸은 물러나라 김장겸은 물러나라 김장겸은 물러나라 김장겸은 물러나라 김장겸은 물러나라 김장겸은 물러나라 김장겸은 물러나라 김장겸은 물러나라 김장겸은 물러나라"라며 "이러면 칼럼을 표절하게 되는 건가?"라고 유머 섞인 멘트를 적었다.

한 페이스북 사용자는 "나도 한목소리 보탠다. 물러나라 이것들아, 나도 지상파 뉴스 좀 보자!!!"라고 호응했다.

또 다른 페이스북 사용자도 "물러나라, 물러나라… 이렇게 칼럼 쓰면 참 쉽겠다. 그런데 왜 이렇게 팍팍! 공감 가냐? 다들, 물러나라!"라고 썼다.

서울신문 문소영 기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런 아이디어 내기가 얼마나 어려웠을까. 또 저런 아이디어가 떠오른들 실행하기는 또 얼마나 어려웠을까"라며 "게다가 신문사 지면에서 거절당할 가능성 때문에 또 얼마나 주저주저하며 썼을까를 생각하면, 나는 김세은 교수가 멋졌다고 생각해요. 실어준 한겨레도 장난 아님"이라고 전했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는 "2017 올해의 칼럼으로 꼽힐 만합니다. 단순반복의 형식미가 돋보이고, 메시지가 분명하게 전달됩니다. 이유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함으로써,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하냐고 되묻는 작품이죠. 동참과 연대의 호소가 간절하게 느껴집니다. 읽다보면 어느새 소리내어 외쳐 보게 됩니다"라고 평하며 "물러나라~ 물러나라~"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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