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빈은 29일까지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에서 타율 3할7푼7리(318타수 120안타)로 1위를 달렸다. 그러나 나성범도 3할7푼2리(298타수 111안타)로 바짝 뒤를 쫓고 있다. 3위는 최형우(KIA)로 3할6푼4리다.
나성범은 29일 kt와 수원 원정에서 4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1득점 1도루로 맹활약했다. 비록 팀은 접전 끝에 3-4로 졌지만 나성범은 팀의 3점 중 2점을 책임지며 중심 타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김선빈도 꾸준하게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지만 나성범의 최근 기세가 워낙 좋다. 나성범은 28일 kt전에서도 4타수 4안타 2홈런 3타점 2득점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최근 10경기 타율은 5할(40타수 20안타)이다.
그러면서 김선빈과 격차를 크게 줄었다. 김선빈은 전반기 타율 3할8푼으로 팀 동료이자 지난해 타격왕 최형우(3할7푼4리)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나성범은 3할5푼4리로 3위였다. 그러나 어느새 나성범은 최형우를 넘어 2위까지 치고 올라왔고, 김선빈과는 5리 차이다.
나성범은 6월초 부상을 당한 재비어 스크럭스를 대신해 팀의 4번 타자 중책을 훌륭하게 수행해왔다. 6월 8경기 타율 5할 14타점을 올린 나성범은 7월에도 18경기 타율 3할9푼5리 12타점을 기록 중이다. 스크럭스가 복귀하면서 3번을 맡은 나성범은 훨씬 부담을 던 가운데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달 15일 이후 타격 1위를 질주하는 김선빈이 강력한 도전자를 만난 셈이다. 5월 타율 3할9푼1리, 6월 4할1푼9리로 정점을 찍은 김선빈은 7월 들어 살짝 주춤하다. 3할5푼6리로 여전한 타격감이지만 앞선 두 달에 비해 조금 떨어진다.
수비 비중이 큰 유격수인 만큼 김선빈이 체력적으로 부담을 느낄 만한 시점이다. 지난 시즌 후반 상무 제대해 6경기를 치른 김선빈은 올해 오랜만에 풀타임을 소화하고 있다. 사실 김선빈은 2012년 126경기를 소화한 이후 2013년 88경기, 2014년 33경기를 뛰고 군입대했다. 144경기 시즌에 풀타임은 처음이다.
23년이 지나 김선빈이 타이거즈 선배의 뒤를 이어 위대한 도전에 나서지만 쉽지는 않은 길이다. 나성범도 우익수로 연일 몸을 날리는 수비를 펼치지만 김선빈에 비할 바는 아니다. 상대적으로 타격에 집중할 여력이 더 많다. 김선빈이 타격왕 경쟁에서 살짝 불리한 이유다.
김선빈과 나성범 모두 올 시즌 타격에서 커리어 하이를 찍을 태세다. 나성범은 2014년 할2푼9리, 2015년 타격 9위(3할2푼6리)가 최고 성적이었다. 그동안 공격 부문 1위는 2014년 비시상 기록인 몸에 맞는 공(14개)뿐이었다. 김선빈은 2013년 꼭 3할 타율을 찍었는데 88경기뿐이라 규정 타석은 미달이었다.
과연 김선빈이 23년 만의 유격수 타격왕의 대업을 이룰 수 있을까. 아니면 나성범이 생애 첫 타이틀을 차지할까. 바야흐로 전성기를 맞은 27살 동갑내기의 경쟁이 리그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