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용환은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위안부' 할머니들께 사죄드립니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할머니들께 상처가 되었다면 모두 제 잘못입니다. 너무너무 죄송합니다"라고 적었다.
앞서 이날 나눔의 집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영화 '귀향'은 철저하게 역사적 검증을 나눔의 집과 함께 거쳤다"며 "역사가 심용환이 영화 '귀향' 속 강제 동원 사실이 왜곡됐다고 주장한 것은 역사를 부정하는 악의적인 발언이자 반역사적·반인권적 궤변"이라며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이는 심용환이 지난 28일 페이스북에 올린 영화 '군함도' 관련 글에 대한 반응이다. 당시 심용환은 '군함도'의 역사 왜곡 논쟁에 '이상한 애국주의'가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몇 해 전 몇 백만이 보았던 '귀향' 만큼 못 만들고, '위안부' 이야기를 왜곡한 영화도 드물죠. 강제동원의 현실은 차라리 '군함도'가 훨씬 정확합니다. 군인이 마을에 와서 가족유착관계가 좋은 딸을 끌고 갔다? 그런 증언록을 읽어보신 적이 있나요? 전 여태까지 수 년째 위안부 관련 자료를 보고 있지만 '귀향'에 나온 절반 이상은 사실 오히려 '위안부' 문제를 왜곡하는 것들 투성이었습니다."
그는 "그런데 이 부분에 대해 사람들이 비판을 하거나 지적을 했었나요? 제가 끝내 글을 안 쓰려다가 쓰게 된 이유는 명확합니다. 이상한 애국주의에 빠져 있고 어떤 문제에 대해서는 굉장히 경직화된 사고를 하려고 한다는 거예요"라며 "보기 싫으면 안 보면 그만이죠. 재미 없으면 재미 없다고 말하면 그만이에요. 그런데 그게 아니라 매우 도덕적이고 고증적인 측면으로 비판을 하면서 뻣대는 희한한 분위기가 만들어지니까요"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나눔의 집 측은 "피해자들의 증언 자체를 전면 부정하고 피해자들에게 또 한번 상처를 주는 일이자 명예훼손"이라며 심용환에게 사과를 촉구했다.
심용환은 이날 사과와 함께 "다만 혹여나 오해가 있으실까봐 부득이하게 사족을 답니다"라며 글을 이었다.
"우선, 저는 영화 '귀향'에도 '영화적 상상력'이 들어가 있다는 것을 '암살' '밀정' 등과 나열하면서 이야기를 했을 뿐입니다. 애초에 글이 개인적인 잡기 식으로 쓴 글이기 때문에 이로인해 괜한 오해가 생겼을 수 있겠습니다. 그 부분에 관하여 혹시나 상처를 받으셨다면 이 또한 저의 부덕함입니다. 죄송합니다."
그는 "저는 사실 어제 페이스북 메신저로 ('귀향' 제작자라고 주장하는 피디님의) 얘기를 들은 이후 어떤 문제제기를 따로 받거나 했던 적이 없고, 지금도 우연히 검색을 하다가 사과하라는 기사를 보았습니다"라며 "그래서 화급한 마음에 바로 사과문을 올립니다"라고 덧붙였다.
그간 저서·강연 등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알리는 데 앞장서 온 심용환은 "바라옵는 것은 제가 여러 책, jtbc '말하는대로' 등을 통해 위안부 문제를 널리 알리려고 노력했으며 한겨레21 등의 매체를 통해 꾸준히 박유하 등의 왜곡된 주장, 일본 측의 유언비어 유포를 막기 위해 노력해 왔다는 점을 기억해주셨으면 합니다"라며 "그리고 그 내용들이 여태까지 활동해 온 나눔의 집, 정대협, 윤명숙, 와다 하루키, 요시미 요시아키, 스즈키 유코 등의 활동과 연구 결과를 널리 홍보하는 형태로 진행되었다는 것 역시 고려해 주셨으면 합니다. 어찌됐건 너무 죄송합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