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올해 골재수급' 나몰라라…'시장 혼란' 방치

정부가 올해 골재수급계획을 수립하지 않아 시장 혼란을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안정적인 골재 수급을 위해 5년마다 골재수급기본계획은 물론 1년 단위 골재수급계획을 세우고 있다.

골재채취법 제6조(연도별 골재수급계획)에는 국토교통부 장관은 매년 12월 31일까지 이듬해 골재수급계획을 수립해 중앙행정기관의 장 및 시·도지사에게 알려야 한다고 의무화하고 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올해는 건축자재로 쓰이는 모래와 자갈 등 '골재수급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국토부는 남해 배타적경제수역(EEZ) 골재채취 단지에서의 골재채취 협의 지연을 이유로 잠정 계획만 세운 채, 7개월이 지나도록 공식 골재수급계획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해 12월에 외부 비공개로 '2017년 골재수급계획(초안)'을 각 시도에 내려보낸 뒤, 지난 2월 이 초안에 따라 골재관련 업무를 하도록 하는 공문을 다시 내려보낸 게 전부다.


이 초안은 남해 EEZ 골재채취 단지와 인천시 옹진군 선갑도 해역, 충청남도 태안연안에서의 골재채취가 가능한 것을 전제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이들 해역에서는 골재채취는 현재 중단됐거나 곧 중단될 예정이다.

남해 EEZ는 지난 1월부터 바닷모래 채취가 중단됐으며, 태안연안에서도 지난 4월부터 바닷모래 채취가 중단됐고 올해 재개는 힘든 상황이다. 8월말 골재채취가 중단되는 선갑도 해역의 경우도 재개하는데 앞으로 짧게는 6개월에서 길에는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취재 결과, 당초 계획보다 줄어드는 물량은 남해 EEZ(1100만㎥), 옹진(362만㎥), 태안(870만㎥) 등 총 2332만㎥로, 올해 골재채취 물량 2억4천만㎥의 10% 가량인 것으로 파악됐다.

각 시도 등 지방자치단체 골재담당자들은 이같은 내용을 잘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국토부는 물량부족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지 않은 채, '시장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만큼 문제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국토부는 "부순 모래, 서해 EEZ 내 골재채취 단지 모래, 경기도 여주시 남한강 준설 모래로 대체 공급이 이뤄져 골재 파동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여주 준설모래는 2300만㎥가 있고 이 중 1000만㎥가 8월중에 공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토부 관계자는 "한국골재협회를 통해 시장에 생산을 독려하고 있으며, 8월에는 시장에 나가 점검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수도권의 골재채취업체와 레미콘업체를 중심으로 혼란이 가시화되고 있다.

인천에 있는 부순모래 생산업체 대표 A씨는 "골재수급계획이 없다 보니 (얼마를 생산해야 할지) 예측을 못해 상당히 힘들다"며 "레미콘업체들도 너나 없이 골재를 확보하려고 상당히 혈안이 돼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이달 초 국토부에 '골재수급계획'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지만 허사였다. 국토부는 부존재를 이유로 '공개불가'라고 회신했다.

이어 "국토부는 문제가 생겼으면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을 등한시 한다는게 문제"라고 밝혔다.

하반기가 돼서도 국토부는 올해 골재수급계획을 수립하려는 의지조차 보이지 않고 있어 시장 혼란을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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