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년 스위스 로잔에서 시작된 세계건축대회는 세계 건축인들이 3년마다 한 차례씩 모여 학술, 문화, 정책적 측면에서 건축을 논의하는 자리다.
국제건축연맹(UIA)과 한국건축단체연합(FIKA), 서울시가 함께 주최하는 서울 세계건축대회는 9월 3일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진행되는 전야제를 시작으로 8일간 서울 곳곳에서 열린다.
27일 저녁 서울 성북구 성북동 한국가구박물관에서 열린 세계건축대회 사전 간담회에서 만난 배병길 FIKA 회장은 "세계건축대회를 치르기 전후의 국가는 다르다"고 밝혔다.
"1988년 서울올림픽 전후를 비교하면 우리 사회는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인프라 확충을 비롯해 사회가 여러 방면에서 재정립하는 기회가 됐지요. 이처럼 각국이 세계건축대회를 유치하려고 백방으로 노력하는 이유가 (대회를 통해) 건축을 통한 문화의 이미지를 갖기 때문입니다."
집값 관련 뉴스가 가장 큰 관심을 끄는 가운데 일반인은 보통 건축이라고 하면 '재건축' '부동산' '투기' 등의 단어를 떠올린다.
배 회장은 "건축은 나름의 목적이 있기에 그러한 생각이 틀린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건축에서 수치적인 영역도 있지만 문화적인 영역도 있다"고 강조했다.
"건축은 조형예술이면서 공간예술이기도 합니다. 건축이 건설이 아닌, 문화로서도 인식될 때 우리 삶에 몰고 올 변화는 매우 크다고 봅니다. 이번 대회가 건축을 문화로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서울 대회의 주제는 '도시의 혼'이다.
배 회장은 "삶의 누적된 흔적들, 장소들이 가진 기억들 등 수많은 레이어(결)가 축적된 곳이 도시"라면서 "도시는 인간의 활동 무대라는 점에서 도시의 혼이라고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에는 데이비드 레더배로우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 승효상 종합건축사사무소 이로재 대표, '서울로' 설계자인 네덜란드 출신 비니 마스 등 국내외 유명 건축인 다수가 참여한다.
주최 측에서는 이번 대회에 건축인 1만명, 일반인 2만명이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반인의 참여를 적극 유도하기 위해 어린이 캠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UIA는 124개국 건축인 130만 명이 속한 단체로, 유네스코로부터 인정받은 유일한 건축기구다. '인류를 위한 보다 나은 환경조성'을 구호로 내걸고 활동 중이다.
우리나라는 2전 3기 끝에 2011년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제24회 UIA 총회에서 세계건축대회 유치에 성공했다. 아시아에서는 1999년 베이징과 2011년 도쿄에 이어 3번째다.
이날 간담회에 앞서 김광우 서울대 교수, 김대익 건축도시공간연구소 소장, 박기풍 해외건설협회 회장 등이 명예건축위원으로 위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