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북한을 탈출했다가 입북한 뒤 또다시 탈북한 강모(41)씨에 대해 간첩혐의를 적용해 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2015년 3월 내연녀와 함께 탈북한 뒤 경기도 화성시에서 1년 6개월 동안 거주했다.
강씨는 국내에 머무는 동안에는 일용직 노동자로 생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지난해 9월 돌연 내연녀와 중국을 거쳐 북한으로 들어갔다.
이후 같은 11월 대남 선전방송에 출연해 "남조선 괴뢰 놈들의 꼬임에 빠져 남조선으로 가 1년 6개월 동안 지옥과 같은 나날들을 보냈다"며 남한을 비판했다.
강씨는 올해 5월 본처와 함께 다시 탈북해 지난달 24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강씨의 간첩 혐의에 대한 첩보를 입수하고 그를 추적해온 경찰은 이날 인천공항에서 대기하다가 국가보안법 혐의로 강씨를 체포한 뒤 최근까지 수사를 벌였다.
경찰 조사결과 강씨는 북한 국가보위성의 지시를 받고 탈북자들과 신변 보호 경찰관 등의 연락처가 담긴 휴대전화를 소지하고 입북해 이를 국가보위성에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강씨가 국가보위성의 지시를 이행하기 위해 다시 남한으로 넘어온 것으로 보고 이달 초 강씨에게 국가보안법상 잠입·탈출 혐의와 간첩 행위에 해당하는 목적수행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넘겼다.
지금까지 탈북했다가 재탈북한 사례는 5∼6차례 있었지만 목적수행 혐의를 경찰이 적용한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으로 알려졌다.
강씨는 처음에는 본처를 데려오려고 북한에 다녀왔다고 하다가 경찰이 관련 증거를 제시하자 말을 바꿔서 혐의를 부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경찰은 여러 증거와 정황상 북한 당국에 의해 다시 탈북한 것으로 판단하고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수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강씨를 재판에 넘길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