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7일)은 정전협정 64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64년 전 6.25전쟁은 멈췄지만, 오늘날까지 한반도는 전쟁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휴전 상태에 놓여있습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화해통일위원회가 ‘정전협정 64주년’을 맞아 ‘화해의 길, 통일의 길’을 주제로 정책협의회를 열어 한반도 평화를 위한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최경배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정전협정 64주년을 맞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화해통일위원회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정부와 교회의 역할을 고민해보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정권이 교체되면 남북 대화가 재개될 것이란 기대와 달리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갈수록 복잡해지는 상황에서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이들의 지혜를 모으는 자리였습니다.
노무현 정부 시절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세현 전 장관은 기조강연에서 미국과 중국의 갈등과 경쟁이 심화되는 환경에서 우리 정부가 남북관계를 복원하기가 쉽지는 않은 상황에 놓여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시진핑 이후 중국이 ‘중화부흥’ 을 외치면서 미국이 이를 견제하고자 한미일 3각 동맹을 강화하려고 나서고 있으며, 이로 인해 사드배치와 한일군사정보공유협정, 위안부합의 등이 미국의 뜻에 따라 추진됐다는 분석도 내놨습니다.
정 전 장관은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경제는 악화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자급자족 경제체제가 강화되고 있다면서,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제재가 아니라 대화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정세현 / 전 통일부 장관
“정세가 이렇게 험악하고 앞으로 언제 상황이 좋아질지 모르는 상황임에도 ‘나는 내 길을 간다’ 그런 식으로 해서 북한에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때일수록 대북특사를 보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서보혁 서울대 교수는 논찬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만나던 시기에는 북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없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과거와 달라진 환경에 대한 보다 진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신중한 의견을 내놨습니다.
[녹취]
서보혁 / 서울대학교 연구교수
“김정은 정권이 지금 미국과의 대화에도 상당한 이해관계가 있는 건지 아니면 경제와 핵 병진 노력에 대한 자신감과 부분적인 성과를 갖고서 마이웨이식의 우리표현으로는 고립주의 노선으로 가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보는 건지 그것에 대한 판단도 내리기 어렵거든요. 그런 가운데서 남한과의 대화는 당연히 우선순위에서 디로 밀려지는데 우리가 조금 더 급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에 대해 정세현 전 장관은 북한이 핵을 보유할 때보다 핵을 포기할 때 더 많은 이익을 가져갈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 더이상 핵을 고집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진정성을 갖고 접근하면 대화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정세현 / 전 통일부 장관
“북한이 핵을 가졌기 때문에 협상에서 북한이 받아가려는 반대급부가 더 커질 수는 있을지언정, 핵을 가졌기 때문에 협상을 시작하지 못한다는 얘기는 할 필요가 없지 않은가..”
참석자들은 주변 강대국들의 이해관계로 한반도 정세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지만 남북이 대화를 통해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아울러 64년 동안 이어져 온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해 이 땅에서 전쟁의 위험을 완전히 떨쳐내야 하며, 이를 위해 교회가 피스메이커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CBS뉴스 최경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