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여성 안모 씨는 최근 지인들끼리 모인 메신저 방에서 이상한 돌림 문자를 받았다.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개봉될 영화 '군함도'와 '택시운전사' 보이콧을 독려하면서 "'군함도'는 촛불 영화이고, '택시운전사'는 5.18을 미화하는 영화'"라는 것이었다.
'군함도'가 '촛불 영화'라는 이유는 극중 OSS 대원 박무영(송중기 분)이 횃불을 든 강제 징용자들 사이에 둘러싸여 뜻을 모으는 장면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27일 현재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게시된 '군함도'의 네티즌 평점은 5.67점이다. 관람객 평점 7.79, 기자·평론가 평점 6.33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한 네티즌은 평점 1점을 주고, "좋은 영화를 만들어 일제 만행을 알리고 싶다면 사실에 입각한 내용으로 영화를 만들어야지 억지 감동에 엉성한 스토리, 극과 전혀 상관없는 촛불장면 등 정말 실망이다"라고 비판했다.
"나쁜 일본인과 좋은 조선인, 이분법적 구분을 두고 싶지 않았다"는 류승완 감독의 인터뷰를 두고 "류승완 감독 사상이 의심된다. 일본인들이 아니라 조선인들이 더 잔인했다는 내용이 역사 왜곡이라니 인터뷰만 봐도 우익 논리에 매몰돼 있던데 이런 영화는 불매해야 한다"고 지적하는 이도 있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이런 비극을 이런 정치꾼 영화감독이 만드니 참 한탄스럽다. 결론적으로 영화도 수준 미달이다. 이건 군함도에 끌려가셨던 분들에게도 이 영화를 보는 우리에게도 너무나 비극"이라고 이야기했다.
해당 네티즌은 류승완 감독을 '정치꾼 영화감독'이라고 칭하는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다. 그러나 류 감독이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사건 당시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던 것과 관련됐으리라는 의견이다.
당시 류 감독은 영화인들이 준비한 기자회견에서 "국가가 주도해 왕따를 시키는 상황인데 이것을 지나친다면 국가가 개인을 통제하고 억압하게 되리라 본다. 책임질 사람은 책임지는, 제대로 된 처벌을 원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힌 바 있다.
1점으로 통합된 '평점 테러'는 영화가 정식으로 개봉하기도 전인 26일 이른 새벽부터 시작됐다. 영화를 정말 관람하고 평점을 남겼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이야기다.
'군함도'의 한 관계자는 "'군함도' 개봉이 26일이었는데 조조 상영 전부터 갑자기 1점 짜리 평점 테러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해당 평점을 남긴 네티즌들이 '군함도'를 정말 관람했을 확률은 낮다고 본다. '군함도' 내용을 잘 알지 못하는 평도 봤다. 조조 상영 전에 이 같은 평점이 갑자기 쏟아진 이유를 모르겠다"며 당황스러운 심경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