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판 파손에 자물쇠 걸고…수난당하는 마산 소녀상

시민 유동렬씨의 페이스북에 게시된 마산 오동동 소녀상 사진.
경남 마산 오동동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추모 소녀상 발목에 한 시민이 자전거를 자물쇠로 채워 놓은 사실이 알려져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24일 밤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에는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동 문화의 거리 위안부 피해자 추모 소녀상에 자전거 자물쇠가 채워져 있는 사진이 게시됐다.

이 사진을 올린 유동렬 씨는 "앗, 이건 좀 심하지 않나요? 마산 오동동 평화의 소녀상 발목에 자전거 자물쇠를 채워 놓다니, 시민정신의 실종인 것같아 안타깝습니다"라는 글을 함께 게시했다.

유 씨는 "오동동 문화의거리를 지나다 다짐비 발목에 자물쇠가 채워져 있는 것을 목격했다"며 "인근에 전봇대 등 자전거 자물쇠를 채울 곳이 많았는데 이런 행동을 한 것은 고의성이 짙은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씨의 글에는 "이건 의도적일 가능성이 높다. CCTV가 있어 누가 그랬는지 알 수 있으니 재빨리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거나 "역사의 아픔을 잊지 말자는 다짐비에 저런 행동을 한 것을 보니 같은 국민의 한사람으로 가슴 아프다"는 내용의 댓글이 달리는 등 시민들의 분노가 이어졌다.


또다른 시민의 신고로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지만, 자전거 소유주를 알 수 없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는 못했다.

해당 자전거는 25일 새벽 시간대에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다짐비는 지난 2013년 마창진시민모임 등 시민단체들이 추모비 건립위원회를 구성하고 시민모금 운동을 통해 2015년 8월 27일에 16㎡ 규모로 문화의거리에 세워졌다.

하지만, 다짐비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지난 2015년 12월 말에는 다짐비 앞 안내 표지판이 한 운전자의 부주의로 파손되기도 했고, 지난 2015년 8월에는 취객이 다짐비 주변에 쪼그려 앉아 대변을 본 일이 알려져 시민들의 거센 비난을 받기도 했다.

김영만 인권자주평화다짐비 지키기 시민모임 공동 대표는 "소녀상에 반발감을 가진 사람일 것으로 추정된다. 한 번 이렇게 되면 또 그럴 수 있기 때문에 재발방지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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