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사랑해, 같이 살자" 달콤한 말로 접근해 수억 가로채

'로맨스 스캠' 피해자 속출

로맨스 스캠 일당이 피해자에게 보낸 위조한 신분 증명서(사진=대전지방경찰청 제공)
지난 4월 18일 김모(48)씨는 SNS에서 한 통의 메시지를 받았다.

"나는 스코틀랜드에 사는 여성 A다. 귀중품과 돈이 들어있는 가방을 받아주면 돈을 주겠다. 하지만 먼저 관세와 배송비를 내달라"

자신을 A라고 소개한 사람과 수 차례 메시지를 주고받던 김씨는 A가 보낸 사진과 대화만 믿고 8차례에 걸쳐 모두 1억 300만 원을 보냈다.

하지만 경찰이 전화를 걸어 피해를 당한 것이라 설명하자 "무슨 소리냐. 어제까지 대화를 했다"며 자신이 사기를 당한 사실 조차 모르고 있었다.




"허니, 사랑한다. 파병을 마치면 한국에서 당신과 살고 싶다"는 말에 속아 결혼까지 약속한 뒤 돈을 건넨 사례도 발견됐다.

최근 이성의 '달콤한' 말로 상대방을 속이는 일명 '로맨스 스캠'을 통해 억대 돈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대전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해외 공범이 자신을 거액의 유산 상속자나, 파병 미군이라고 소개한 뒤 SNS를 통해 환심을 사고 직접 전화를 걸어 돈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나이지리아인 A(42)씨를 구속하고 B(26)씨를 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

해외 공범은 지난 4월부터 3개월 동안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을 아프가니스탄·시리아 파병 미군 또는 거액의 유산을 상속받은 외국인으로 속인 뒤 피해자들과 친밀감을 쌓았다.

1~2주가량 연인처럼 사랑을 속삭이는 달콤한 말을 건네며 미리 도용한 본인 소개 미군 사진 등을 보여줘 의심을 피해갔다고 경찰은 전했다.

전리품, 상속금인 달러를 보관상 문제 등을 이유로 보낼 테니 잘 보관해 달라고 부탁하며 통관비, 관세, 배송비 등의 명목으로 돈을 요구했다.

이런 수법으로 이들이 피해자 41명에게 가로챈 금액은 모두 6억 4천만 원에 달했다.

피해자들의 연령은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했으며, 남성과 여성 모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에게 속아 넘어간 피해자들은 적게는 200만 원에서 최고 1억 300만 원까지 일당에게 입금하기도 했다.

지난달 7일 "외국인으로부터 사기를 당한 것 같다"며 신고를 받은 경찰은 피의자가 이용한 외국인 명의 계좌 흐름, 대포폰 통화 내역 등을 분석해 증거를 수집했고, 이들의 은신처를 급습해 검거했다.

이성선 사이버범죄수사대장은 "SNS를 통해 낯선 외국인, 미군 등이 물품 배송을 이유로 금품을 요구할 때 단호히 거절해야 한다"며 "SNS 계정에 개인정보를 많이 노출하는 것도 사기 피해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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