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진술 거부'…재판부 "왜 나오셨냐" 일침

특검 객관적 증거 제시에 '고문' 주장

최순실 씨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등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지만 증언을 거부해 26일 오전 공판이 공전됐다.

최씨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등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특검의 모든 신문에 증언을 거부했다.

그는 검찰조사 당시 진술조서가 본인의 진술대로 작성됐는지 확인하는 '진정성립' 절차부터 특검과 대립각을 세웠다.


최씨는 최씨는 "이게 어디서 (조사)한거죠"라고 묻거나 "생각이 잘 안난다", "제가 눈이 나빠서 (잘 안보이니) 잠깐만요"라고 특검의 질문을 끊었다.

그러면서 "특검을 신뢰할 수 없다"며 줄곧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

딸 정유라씨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과정에서 특검이 부적절하게 신병처리를 했다는 주장만 반복했다. 또 특검이 자신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삼족(三族)을 멸하겠다'고 협박했다는 주장도 되풀이했다.

이에 재판부가 "왜 나오셨냐"고 묻자, 최씨는 "나오라고 하니까 나왔다"고 말을 받았다.

재판부는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자리가 아니라 재판부와 특검, 이재용 피고인의 변호인의 질문에 답하는 자리다"라며 "일단 질문을 듣고 증언을 거부할지 결정하고,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나중에 기회를 주겠다"고 설명했다.

특검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씨가 차명폰(대포폰)을 사용해 통화한 기록 등 자료를 토대로 통화한 사실이 있는지 추궁했다.

또 2015년 11월 15일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이 최씨의 측근으로 알려진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에게 "갑자기 상황이 돌변해서 이해가 잘 안 된다. 기본적으로 원하는 대로 해드리겠다는 거고" 등의 내용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낸 내용도 공개했다.

그러면서 최씨가 이재용 부회장의 이름을 '이재룡'이라고 부르며 "이재룡이 VIP(박 전 대통령) 만났을 때 말 사준다고 했지 언제 빌려준다고 했냐"라며 크게 화를 냈다는 박 전 전무의 증언도 공개했다.

이에 최씨는 재판부를 향해 "증언을 거부하는데 계속 질문하는 고문식으로 해야 되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한편 이 부회장 측 변호인들은 최씨를 상대로 반대신문을 이어갈지 결정하지 못했다.

최씨가 변호인단의 반대신문에서 증언을 할 경우, 특검의 재신문에 반드시 증언을 해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 1시간 40분 동안 진행된 공판은 최씨의 "진술을 거부하겠다"는 말만 법정을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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