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터 육성을 빙자해 입양한 수 백 명의 고아·빈곤아동을 시합에서 뛰게 한 뒤 막대한 이익을 편취했다는 논란을 빚은 중국의 한 종합격투기 클럽이 이중 최소 두 명의 고아를 학교로 돌려보내기로 했다고 쓰촨성 교육 담당자의 말을 인용해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경찰은 언보 종합격투기 클럽의 14세 소년 2명(샤오룽, 샤오위)이 철창으로 된 케이지에서 격투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SNS 상에서 누리꾼의 입방아에 오르자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 클럽의 소년 대다수는 중국에서 가장 빈곤한 지역인 쓰촨성 량산이족자치주 출신인 것으로 밝혀졌다. 영상에서 소개된 샤오룽과 샤오위 역시 쓰촨성 빈곤지역에서 입양돼 종합격투기 훈련을 받은 400명 중 2명이었다. "UFC 파이터를 꿈꾸는" 샤오위는 "집 보다 클럽에서 더 잘 먹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티베트인인 클럽 창설자 엔보(전직 무장경찰)는 동영상에서 "2001년 엔보 종합격투기 클럽을 만들었다. 부모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범죄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가입을 독려했다"고 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쓰촨성의 교육 담당자는 "언보 클럽은 돈이 오가는 경기에서 미성년자들을 뛰게 한 뒤 막대한 금액을 챙겼다"며 "아이들 중 일부를 고향으로 돌려보내 학교를 다니게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클럽 관리자인 주 광후이는 CCTV와 인터뷰에서 "문제가 된 영상에서 샤오룽과 샤오위가 뛴 경기는 부동산 개발 홍보를 위한 이벤트성 경기였을 뿐"이라며 "아이들을 입양할 때 합법적인 절차를 밟았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