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이날 입장자료를 내고 수차례 조사를 벌였지만 구타·가혹행위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군인권센터는 25일 서울 마포구 이한열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 박현수 일경의 검시 사진과 부검 결과를 분석한 결과, 선명한 구타흔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센터가 공개한 검시 사진에는 왼쪽 넓적다리와 우측 종아리 부위에 멍자국이 드러나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감정서는 이 상처에 대해 '국소적으로 둔력이 작용하여 형성된 둔력손상으로 생각 되며 사망시점 전에 형성된 시산이 경과된 손상으로 보임'이라 표현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자국은 흔히 발생하지 않고, 또 시기를 달리하는 멍이 여러 가지 존재한다는 것은 둔기로 인한 상습적인 구타 및 가혹행위에 대한 의심을 품게 한다"고 덧붙였다.
센터는 상처의 형태, 길이 등을 토대로 경찰 진압봉과 같은 형태의 물건으로 체벌이 일어났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유족들은 박 일경이 부대 내에서 폭언과 구타를 당해 왔다고 주장해왔다. 입대 후 우울증을 겪던 박 일경은 지난 5월 13일 부대 내 화장실에서 스스로 목을 맸고, 같은달 25일에 사망했다.
센터의 임태훈 소장은 "사건 발생으로부터 2개월이 지났음에도 소속 대원이 왜 죽었는지 단초조차 못 밝히고 있다"며 "경찰이 책임 회피에 급급해 수사를 뭉개고 있는 동안 유족들의 삶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센터는 김포공항경찰대 간부들의 엄중 처벌을 요구하고 총 책임자인 김정훈 서울지방경찰청장의 파면을 촉구했다.
한편, 서울지방경찰청은 이날 입장자료를 내고, 센터가 제기한 의혹에 대해 반박했다.
구타·가혹행위 여부에 대해 지방청 차원에서 3차례에 걸쳐 대원들에 대해 무기명 소원수리와 면담을 진행했고, 박 일경의 부친 등 유족도 7차례 부대에 방문해 면담을 가졌지만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대원들은 박 일경 시신의 멍자국 등에 대해 알지 못했으며, 구타·가혹행위는 없었다고 입을 모아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일부 대원들은 협소한 공간에서 목을 맨 박 일경을 구조하는 과정에서 어딘가 부딪혀서 멍이 들었을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유족 측에서 제기하는 의혹 등에 대해서는 수사가 진행 중이며, 국가인권위 조사에도 적극 협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