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만난 홍준표 "여당 때보다 쉽다…할 일이 없다"

MB "洪 중심으로 야권 단합해야…4대강, 재판까지 다 받은 사안"

자유한국당 홍준표 당 대표는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무실을 찾아 이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홍 대표가 취임 후 전직 대통령을 방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전 대통령은 홍 대표에게 "어려울 때 야당 대표가 돼서 고생이 많다. 건강한 야당이 참 필요하다"고 덕담을 건넸다.

홍 대표는 "여당 대표 할 때보다 쉽다"며 "여당은 무한 책임이 있기 때문에 한 6개월 하면서 참 힘들었다. 야당은 할 일이 없다"고 답했다.

홍 대표는 2011년 한나라당 대표를 지냈다가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와 '디도스 사건' 등 책임론에 휩싸여 5개월여 만에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이를 상기한 듯 이 전 대통령은 "그래도 여당 할 때 혼났지"라고 운을 떼며 "어려울 때 무한 책임이 있다. 이럴 때 건강한 야당이 딱 중심을 잡고 있으면" 이라고 야당의 책임을 거듭 강조했다.

홍 대표는 "저 사람들(정부·여당)이 가는 길목을 알기 때문에 (야당) 하기가 별로 어렵지 않다. 야당은 어렵지 않다"고 자신했다.

이 전 대통령은 홍 대표에게 "여당·야당 대표를 양쪽으로 다 해봤으니 내가 볼 때는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날 만남에 배석했던 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이 전 대통령이 홍 대표 중심으로 야권이 단합해야 한다. 홍 대표에게 건강한 보수가 거는 기대를 상기하고 열심히 해달라"며 "이 전 대통령이 '나도 밖에서 열심히 돕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야권이 단합해야 한다'는 이 전 대통령의 당부가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염두에 둔 것이냐는 기자들에 질문에 전 대변인은 "그런 뜻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 "여당이 속도를 내서 정책을 추진하니 강력한 야당 역할을 해달라는 주문으로 이해하면 된다. 정치 구도 문제가 아니다"고 답했다.

이 전 대통령은 최근 논란이 되는 4대강 사업에 대해서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 대변인은 "이 전 대통령이 4대강 사업에 대해서 '재판까지도 다 받은 사안인데 감사원에서 진행한다고 하니…' 정도 수준의 언급을 했다"며 "홍 대표가 근황을 묻는 과정에서 나온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