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권센터는 25일 서울 마포구 이한열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 박현수 일경의 검시 사진과 부검 결과를 분석한 결과, 선명한 구타흔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감정서는 이 상처에 대해 '국소적으로 둔력이 작용하여 형성된 둔력 손상으로 생각되며 사망시점 전에 형성된 시산이 경과된 손상으로 보임'이라 표현했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김대희 응급의학과 교수는 "일(一)자로 된 두 개의 멍자국이 명확하고, 멍자국 아래로 피가 고여 있다"며 "사망시점 이전에 둔기에 의한 손상을 받았고 회복되는 과정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자국은 흔히 발생하지 않고, 또 시기를 달리하는 멍이 여러 가지 존재한다는 것은 둔기로 인한 상습적인 구타 및 가혹행위에 대한 의심을 품게 한다"고 덧붙였다.
센터는 상처의 형태, 길이 등을 토대로 경찰 진압봉과 같은 형태의 물건으로 체벌이 일어났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유족들은 박 일경이 부대 내에서 폭언과 구타를 당해 왔다고 주장해왔다. 입대 후 우울증을 겪던 박 일경은 지난 5월 13일 부대 내 화장실에서 스스로 목을 맸고, 같은 달 25일에 사망했다.
하지만, 지난 5월 29일 김정훈 서울지방경찰청장은 해당 사건에 대해 "조사 내용으로는 구타·가혹행위가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유족들은 부대 내 구타와 가혹행위가 있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으며 현재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센터의 임태훈 소장은 "사건 발생으로부터 2개월이 지났음에도 소속 대원이 왜 죽었는지 단초조차 못 밝히고 있다"며 "경찰이 책임 회피에 급급해 수사를 뭉개고 있는 동안 유족들의 삶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센터는 김포공항경찰대 간부들의 엄중 처벌을 요구하고 총 책임자인 김정훈 서울지방경찰청장의 파면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