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갤러리아는 24일 사격 담당 기자들에게 보낸 안내문에서 "지난 2001년부터 운영해 온 사격단을 올해 말 해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화는 사격단 해단의 이유로 한화갤러리아가 대한사격연맹 회장사라는 점을 들었다.
한화는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이 통합된 현 상황에서 대한사격연맹 회장사로서 더 공정하게 사격 발전 본연의 역할에 전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화갤러리아는 한국 사격 발전을 위해 2002년 6월부터 대한사격연맹 회장사를 맡아 왔다. 연맹 회장은 한화갤러리아의 황용득 대표이사다.
한화는 지난 10년간 국내 5대 메이저 사격대회 중 하나인 한화회장배 전국사격대회를 개최하는 등 한국 사격의 발전을 위해 물심양면의 지원을 해왔다.
사격단 해체의 속사정에는 연맹 회장사로서 겪은 고충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격계 관계자는 "한화가 연맹의 회장사를 맡다 보니 한화 소속 선수들에 대한 특혜 논란이 불거질 때가 종종 있었다"며 "같은 이유에서 한화로 팀을 옮기고 싶어하는 선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한화는 선수를 뽑으면 '회장사 지위를 이용해 좋은 선수를 다 데려간다'는 불만이 나오고, 뽑지 않으면 '회장사인데 투자도 안 한다'는 뒷말이 나오는 상황을 부담스러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한화가 사격단 운영에 재정적 부담을 느낀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지만, 한화 관계자는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한화갤러리아 사격단에는 권총의 이대명(29)·김청용(20), 소총의 한진섭(36) 등 7명의 선수가 속해 있다.
선수들은 사흘 전 해단 소식을 통보받았다고 한다. 이들은 모두 충격에 빠져 있다.
한 선수는 "팀이 없어지는 것은 상상도 안 해봐서 굉장히 당황스럽다"며 "당장 이적할 팀을 알아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선수는 "너무 놀라서 아직 머릿속이 정리가 안 됐다"며 "다들 충격을 받아서 정신이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선수들은 소속팀 해체에 따라 앞으로 각자 살 길을 모색해야 한다.
하지만 이들이 무사히 팀을 옮기더라도 결국에는 피해 선수가 생기는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사격단의 한 코치는 "실력이 좋은 한화 선수는 다른 팀으로 옮길 수 있겠지만, 팀마다 선수 정원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결국에는 이적으로 인해 튕겨 나가는 선수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화는 올해 연말까지 선수단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화는 "소속 선수들이 올해 말까지 훈련과 대회 출전에 차질이 없도록 최대한 지원할 계획"이라며 "회사가 보유한 장비도 선수들이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흔들림 없이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이적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아직 올해가 적지 않게 남았기 때문에 차분히 이적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화는 끝으로 "앞으로도 대한사격연맹의 회장사로서 책임을 성실히 수행하고 대한민국 사격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