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은 사랑한다'는 실존인물인 고려 충선왕을 모델로 한 왕원(임시완 분)이 가장 사랑하는 여인 은산(임윤아 분)과 가장 사랑하는 벗 왕린(홍종현 분) 사이에서 겪는 갈등을 그린 작품이다.
유사 중간광고라고 불리는 프리미엄CM 때문에 이틀 동안 4회가 방송된 '왕은 사랑한다'는 둘째날 시청률이 떨어졌다. 최고 8.1%까지 올랐던 시청률이 5.1%까지 내려간 것. 하지만 배우들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 눈치였다. 이제부터가 더 볼거리가 많아진다는 자신이 있기 때문이었다.
24일 오후 4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내 M라운지에서 '왕은 사랑한다'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방송 한 주 만에 바로 기자간담회를 여는 것은 꽤 이례적인 일이어서 '저조한 시청률 때문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으나, 원래 예정되어 있던 일정이었다는 게 MBC 측의 설명이다. 이날 배우들은 오히려 더 재밌는 것들이 앞으로 더 많은데 빨리 보여드리지 못해 아쉽다는 마음을 전했다.
지난주 방송을 본 소감을 묻자 은산 역을 맡은 임윤아는 "사전제작을 처음 해 본 작품이어서 굉장히 궁금했다. 시청자 분들과 같은 입장에서 본 회차였다. 저희들끼리 얘기를 할 때는 '너무 재밌지 않느냐'고 했었다"고 답했다.
시청률 하락 원인을 묻는 다소 아픈 질문에는 "진짜 시청률은 정말 하늘의 뜻인 것 같다. 아무도 모르고 예측할 수 없는 게 시청률이기에 제가 장담하지는 못하겠다"면서도 "저희 드라마만의 매력이 크기 때문에 크게 연연하게 되진 않는다. 작품에 대한 믿음이 있다"고 강조했다.
드라마 방송 전부터 원-산-린의 사랑과 우정에 초점이 맞춰져 흔한 로맨스물로만 소비될 수 있지 않느냐는 우려에는 '걱정 말라'는 당부가 뒤따랐다. 장영남은 "세 사람의 삼각관계와 우정이 주가 되는 것은 맞지만, 정치적인 것과 로맨스가 절묘하게 어우러진다"고 설명했다.
극중 원의 아버지 충렬왕(정보석 분)의 곁에 머물며 원과 대립하게 되는 책사 송인 역을 맡은 오민석은 자신의 역할이 갈등의 중심부에 있다고 밝혔다.
오민석은 "송인은 갈등 요소의 중앙에 있는 인물이다. 송인이 없었다면 드라마가 우여곡절 없이 쭉 흘러갔을 것이다. 큰 갈등이 생기고 그 안에서 사람들이 분열하고 서로 시기, 질투하게 만든다. 혼혈왕(왕원)이 아닌 순수 혈통의 왕이 고려를 다스렸으면 좋겠다는 이념을 갖고 있어, 자기가 원하는 왕을 내세워 세상을 자기 실세로 좌지우지한다. 그 과정에서 원-산-린 갈등이 시작되고 다른 모든 갈등에서도 (송인이) 시발점이 된다"고 설명했다.
세자 원과 가장 가까운 오랜 벗이자 산을 사랑하게 되는 린 역의 홍종현은 "다른 드라마처럼 로맨스만 위주가 되어서 이 여자를 누가 쟁취하느냐 이런 싸움이 되는 게 아니"라며 "마지막회까지 보신다면 (보통의) 삼각 로맨스와는 뭔가 다른 특별함이 있을 것이다. 애틋함, 안타까움, 기억에 많이 남을 만큼의 여운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극중 원을 향한 마음을 묻는 질문에는 사랑이 가장 크다고 밝혔다. 그는 "원에 대한 마음, 산에 대한 마음을 가장 크게 고민했다. 혼자도 많이 생각했고, 감독님하고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여러 가지 감정이 섞여 있지만 사랑이 크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윤아 역시 "제목은 '왕은 사랑한다'지만 모두 각자의 사랑이 있는 작품이다. 꼭 남녀 간의 멜로로서의 사랑이 아니라 가족 간의 사랑, 친구 간의 사랑, 나라에 대한 사랑이 다 포함된 사랑 같다. 이런 부분을 잘 표현하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오민석은 "저희는 사전제작이라 드라마를 다 찍지 않았나. (그걸) 빨리 다 보여드렸으면 하는 욕심이 있다"며 "저희 드라마 등장인물이 굉장히 많은데 캐릭터가 다 살아있다. 감정선이 섬세하게 표현돼 있다. 원-산-린도 지금은 라이트하게 보여도 (차츰) 감정선이 깊어진다. 세 명의 사랑과 우정도 있지만 다른 볼거리들도 많다. 한 명 한 명의 감정선을 주의깊게 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MBC 새 월화드라마 '왕은 사랑한다'는 오늘(24일) 오후 10시 5, 6회가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