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피랍 10주기...순교자기념 연합예배 열려

[앵커]

한국 교회는 물론 사회 전반에 큰 충격을 줬던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건이 어느덧 사건 발생 10주기가 됐습니다.

어제(23일) 경기도 분당 샘물교회에선 아프간 피랍 사건으로 희생당한 이들의 순교 정신을 기리는 순교자기념 연합예배가 드려졌습니다. 최경배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지난 2007년 7월, 전쟁과 가난으로 고통당하는 이들을 돕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을 찾아간 분당샘물교회 봉사팀이 무장세력에게 납치당했습니다.


어려운 이웃을 도우려던 우리 국민이 안타까운 희생을 당했지만, 당시 사회적 분위기는 한국 교회의 잘못된 선교 방식 때문이었다는 오해로 인해 차갑기만 했습니다.

그로부터 10년, 故 배형규 목사와 故 심성민 씨의 희생을 기리는 순교자기념 연합예배가 분당 샘물교회에서 열렸습니다.

[녹취]
방영규 목사 / 좋은나무교회 담임, 대표기도
“오늘 저희가 하나님 앞에서 기리며 추모하기 원하는 두 순교자 분의 삶과 그 피에 주님의 놀라우신 은혜가 함께하고 있음을 예배하는 저희들의 가슴과 심령으로 다시한번 확인케 하여 주시옵소서.”

예배에는 피랍사태 당시 샘물교회 담임이었던 박은조 목사를 비롯해 탈레반에 의해 살해된 故 심성민 씨의 어머니 등이 참석했습니다.

아프간 피랍 사건 이후 관련 발언에 신중했던 박은조 목사는 설교를 통해 그간의 심경과 신앙 고백을 조심스레 꺼냈습니다.

박 목사는 사건 이후 아프가니스탄을 어떻게 섬길 수 있을지 오랫동안 고심했으며,
지금은 다양한 방식으로 아프간을 돕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박 목사는 그러면서 27살의 나이에 조선에 성경을 전하려고 들어왔다가 순교한 토마스 선교사의 희생이 헛되지 않았던 것처럼, 아프간에서 숨진 故 배형규 목사와 故 심성민 씨의 순교가 언젠가 선교의 열매로 드러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은조 목사 / 은혜샘물교회 담임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알지 못하지만 전세계 이목을 아프간으로 집중시키면서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일들을 그 때 이후로 지금까지 이루어 가고 계시는 것을 우리가 조금씩 조금씩 목격하고 있습니다.”

한편, 피랍 사건 당시 비기독교인이었던 故 심성민 씨의 어머니는 눈물로 세월을 보내던 중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했습니다.

故 심성민 씨의 어머니는 언론 인터뷰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 고통의 시간을 지나 지금은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면서, 천국에서 아들을 꼭 만날 것이라고 고백했습니다.

[녹취]
김미옥 집사 / 故 심성민 씨 어머니
“성민아 하늘나라 잘 있었나. 엄마도 천국 갈꺼다. 그렇게 (말하고 싶어요) 그리 믿고 있어요. 보고 싶은 성민이..”

10년 전 뜻하지 않은 사건으로 목회자와 교인을 떠나보낸 샘물교회는 교회 1층 본당 로비에 故 배형규 목사와 故 심성민 씨의 유품을 전시하는 순교자 기념관을 개관하고, 이들의 순교 정신을 영원히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CBS뉴스 최경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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