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그동안 국정농단을 비롯한 국내 정치상황 때문에 국민들이 오랫동안 힘들었다"며 "강원도민들은 국정농단 사건이 평창올림픽 준비과정을 오염시켜서 걱정도 많이 하시고 자존심에도 상처를 받으셨다"고 말했다.
또 "이번 동계올림픽을 우리가 보란듯이 성공시켜서 힘들고 상처받았던 국민들이 올림픽을 통해 다시 자부심을 갖고, 치유받고, 위안받고, 그리고 희망까지 갖게 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에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과 정승환 장애인 아이스하키 선수, 설훈 민주당 의원, 평창군이 지역구인 염동열 자유한국당 의원 등 참석자 300여명은 큰 박수로 화답했다.
"국정농단 사건이 평창올림픽 준비과정을 오염시켰다"는 문 대통령 발언의 의미는 무엇일까?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설립에 관여해 삼성 계열사로부터 수억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이것 말고도 최씨가 직접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공사 이권에 개입하고, 또 안종범 전 경제수석과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등 청와대와 정부 인사들이 조직적으로 뒤를 봐줬던 '국정농단' 사건을 떠올렸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씨는 자신이 의사결정 과정을 장악한 '더블루K'를 통해 개폐회식 공사를 대림에서 스위스 스포츠시설 전문 건설업체인 '누슬리'로 바꾸려고 시도한 것으로 검찰 수사결과 드러났다. (관련기사: 2016년 11월 6일자 CBS노컷뉴스 [단독] K스포츠 내부고발자 정현식의 눈으로 본 권력실세들)
K스포츠재단 정현식 전 사무총장은 최씨의 지시를 받아 K스포츠재단과 더블루K가 진행한 사업을 위해 외부 인사들을 만났던 핵심 인물이다.
정 전 총장 측은 지난해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정 전 총장이 만난 사람들의 이름과 명함들을 공개했고, 최씨가 스위스 회사 '누슬리' 관계자와 만날 때 안종범 전 수석도 참가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청와대 핵심 수석이 일개 민간 회사의 평창올림픽 개폐회식 공사 이권을 위해 움직였다는 얘기다.
올해 1월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 7차 변론에 증인으로 나온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역시 개폐회식 업체 선정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누슬리' 업체 얘기를 처음 들었다. 박 대통령이 '누슬리를 포함해 예산 절감 방안을 재검토하라'고 당부했다"고 증언했다.
최씨의 이권 개입에 청와대와 정부는 물론 대통령까지 관여했다는 핵심 증언이었다.
이후 누슬리는 여러 이유로 공사 업체로 선정되지 못하고, 조양호 당시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은 별다른 이유없이 전격 경질됐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시절 전 정권의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참모진들로부터 상세한 보고를 받았다.
문 대통령이 이날 "국정농단 상처"를 언급한 배경에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국제행사인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해 평소 남다른 애착을 보여온 것과 별도로, 전 정권의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해묵은 원망이 담겼다는 풀이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