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강신청 하지마"…대학부터 시작된 무용계 '갑질'

국립대 교수가 학생 수업권 사실상 제한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지역의 젊은 무용인들에 대한 부산CBS의 기획보도 (7.10 CBS 노컷뉴스 '무대에는 없는데 명단에는 있다' 젊은 무용인의 눈물)로 무용계 갑질 실태가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예비무용인을 가르치는 대학에서까지 갑질이 관행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드러나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달 말 부산 모 국립대학교 무용학과 재학생 20여 명에게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공지사항이 전달됐다.

다음 학기에는 공연 연습이 많을 예정이니, 오후 2시 이후에는 전공 수업 외에 다른 수업을 신청하지 말고 시간을 비워두라는 내용이었다.

연습이 필요하다는 공연은 교내 행사나 외부 공연 등 수업과는 무관한 무대가 대부분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내용은 해당 학생을 지도하는 교수가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지사항을 확인한 학생들 사이에서는 불만과 걱정의 목소리가 쏟아졌고, 특히 특정 과목을 듣지 못하면 졸업을 할 수 없게 된다는 우려까지 나왔다.


재학생 A씨는 "수업 선택은 학생의 권리 중 하나인데 이를 제한하니 황당하다는 반응이 많았다"며 "특히 졸업을 위해서 전공 교과목 외에도 이수해야 하는 수업이 많은데, 시간을 전부 비우라고 하니 불만을 터트리는 학생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지시는 이미 관행적으로 반복됐고, 실제로 수업을 제때 듣지 못해 졸업이 늦어지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는 볼멘소리도 있었다.

또 다른 학생 B씨는 "수업과 무관한 공연 연습 때문에 시간을 비워야 하는 일은 이미 수년 전부터 반복됐다"며 "이 때문에 심한 경우 한 학기에 9~12학점밖에 이수를 못 해 제때 졸업을 못 하거나, 별도의 시간과 돈을 들여 계절학기를 챙겨 들어야 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당 학과 교수는 정규 수업으로는 연습시간이 부족하니 이를 참고하라는 말이었을 뿐 강제성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교수 C씨는 "정규 수업 시간 외에도 추가로 연습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 시간표를 정할 때 이를 참고하라고 안내했을 뿐"이라며 "수업 선택은 물론 공연 참가 여부도 학생이 직접 정하기 때문에 강제성을 가지고 지시를 내린 적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역 무용계 갑질 관행이 대학에서부터 조직적으로 벌어져 온 정황이 또 한 번 드러난 셈이라,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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