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경은 24일(한국 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실베이니아의 하일랜드 메도스 골프클럽(파71 · 6476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마라톤 클래식(총상금 160만 달러) 마지막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로 무려 8타를 줄였다. 최종 합계 21언더파로 렉시 톰슨(미국)을 4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시원한 역전 우승이다. 김인경은 전날 3라운드까지 13언더파를 기록해 넬리 코르다(미국)에 2타 뒤진 2위였다. 그러나 마지막 날 엄청난 뒷심을 보이며 우승 트로피와 상금 24만 달러(약 2억6800만 원)를 거머쥐었다.
지난달 숍라이트클래식까지 두 달 연속 우승이다. 특히 이후 메이저 대회인 KPMG 여자 PGA 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에서 잇따라 컷 탈락하는 아픔을 극복했다. 올해 두 번째, 통산 6번째 우승을 일궈냈다. 올해 한국 선수들은 20개 대회에서 꼭 절반인 10개 대회에서 우승하며 초강세를 이었다.
압도적 우승이었다. 김인경의 최종 21언더파는 이 대회 사상 두 번째로 적은 타수다. 역대 최저타 기록은 1998년 박세리의 23언더파다.
19년 만의 최소타 기록은 무산됐지만 2012년 유소연(27)의 20언파는 넘어섰다. 이날 김인경은 퍼트를 26개로 막았고 페어웨이 적중률 92.9%(13/14), 그린 적중률 88.9%(16/18) 등 빼어난 감각을 뽐냈다.
전반 9개 홀에서 이미 승부가 갈렸다. 김인경은 1번과 3, 4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기분 좋게 출발한 뒤 7~9번 줄버디를 낚으며 전반에만 6타를 줄였다. 특히 8번 홀 7m가 넘는 장거리 버디 퍼트가 압권이었다. 챔피언조에서 함께 라운딩을 펼친 코르다는 김인경의 거침없는 버디 행진에 질린 듯 보기만 2개를 범해 선두를 내줬다.
후반에도 김인경의 상승세는 이어졌다. 5개 홀 연속 파 세이브한 김인경은 15, 16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기록, 2위 렉시 톰슨(미국)에 5타 차로 앞서며 사실상 우승을 확정했다. 마지막 17, 18번 홀 버디는 무산됐지만 우승에 영향을 미치진 않았다.
US오픈 우승자 박성현은 2주 연속 정상은 무산됐다. 이날 1타를 줄이는 데 그쳐 최종 13언더파 공동 6위에 올랐다. 양희영(28)과 김효주(21)는 11언더파 공동 13위로 아쉽게 '톱10'에 들지 못했다. 디펜딩 챔피언 리디아 고는 9언더파로 2015년 우승자 최운정 등과 공동 20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