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2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KIA와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원정에서 3-1 승리를 일궈냈다. 주말 시리즈를 스윕하며 기세를 올렸다.
KIA를 상대로 롯데가 시리즈를 휩쓴 것은 5년여 만이다. 2012년 5월 18∼20일 사직 3연전이 마지막이었다. 올해 상대전 1승8패 절대 열세에서 거둔 3연승이라 더 값졌다.
무엇보다 전력과 분위기에서 좋지 않은 상황을 극복한 터라 의미가 컸다. 롯데는 지난 20일 삼성과 울산 홈 경기에서 희대의 오심으로 승리 기회를 날렸다. 당시 3회 터진 손아섭의 홈런이 비디오 판독 끝에 2루타로 번복되는 어이없는 오독이 나왔고 결국 4-4 허무한 무승부에 그쳤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오독을 인정했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21일 판독센터장과 판독관에 대한 징계가 내려졌지만 홈런과 1승 기회가 날아간 롯데의 억울함은 완전히 풀리지 않았다.
그런 롯데의 주말 일정은 광주 원정. 팀 타율, 득점 1위의 서슬푸른 KIA와 일전이었다. 여기에 상대 선발은 다승 2위(13승3패) 양현종과 절치부심 부활을 노리는 팻 딘, 14연승 무패의 헥터 노에시였다.
롯데의 후반기 첫 주간 타율은 고작 2할2푼이었다. 삼성(2할1푼1리) 다음으로 낮았다. 주간 홈런도 3개뿐이었지만 4승1무1패의 결실을 맺었다. 6연승의 NC가 3할6푼1리에 9홈런, 5승1패의 두산이 3할3푼5리에 12홈런, 4승1패의 LG가 3할7리에 7홈런을 거둔 것과 대조적이다.
집중력이 그만큼 높았다는 뜻이다. 롯데는 21일 KIA보다 4개가 적은 10안타로 4점을 뽑았고, 22일에는 KIA보다 3개나 적은 2안타에도 승리했다. 5안타 7볼넷에도 무득점에 머문 KIA에 극명한 대비를 이뤘다. 23일에도 안타수는 8-7이었지만 점수는 3-1이었다.
특히 짠물 마운드가 후반기 상승세의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롯데는 주간 평균자책점(ERA)이 1.74로 10개 구단 중 1위였다. 2위 KIA(3.67)보다도 2점 가까이 낮은 수치. 투수력이 받쳐줬기에 주간 타율 2할2푼에도 4승을 거둘 수 있었다.
여기에 불펜이 철벽 계투를 펼쳐줬다. 롯데가 KIA의 막강 선발에 맞설 수 있었던 것은 불펜의 힘이 컸다. 마무리 손승락이 KIA전 3일 연속 등판 등 지난주 4번 출격해 3세이브를 거두며 모처럼 '승락불패'를 선보였고, 중간 계투조에서는 조정훈이 7년 만의 승리를 맛보는 등 제몫을 해줬다.
롯데는 지난주 선전으로 5할 승률(45승45패2무)에 복귀했다. 6위 LG와는 2경기 차, 가을야구에 도전할 만하다. 레일리의 역투 속에 에이스 박세웅이 20일 불운 속에 승리를 따내지 못했지만 7이닝 2자책, 건재를 과시했고, 왕년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도 4이닝 무실점으로 예열을 마쳤다.
불펜도 살아난 가운데 집중력이 돋보였던 타선이 조금만 더 터져준다면 포스트시즌이 불가능하지 않다. 올 시즌 유독 석연찮은 판정에 시달리는 롯데가 불운을 딛고 가을야구에 나설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