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한 자리에서 동행한 경제인단과 차담회를 가진 적은 있지만, 대기업 총수들이 모두 출동하는 공식 간담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간담회 참석 그룹은 삼성과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포스코, GS, 한화, 현대중공업, 신세계, KT, 두산, 한진, CJ, 오뚜기 등이다.
특히 기업규모에 비해 이례적으로 '오뚜기'가 초청된 것과 이틀간 열리는 간담회에서 어느 대기업 총수가 오뚜기와 함께 문 대통령을 만날 지도 초미의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23일 브리핑에서 "이번 만남에서는 일자리 창출과 상생협력을 주제로 토론이 진행되며 2개 그룹으로 나눠 이틀간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틀간 간담회가 열리는데 대기업들이 어떤 기준으로 나눠지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박 대변인은 "기업인과의 간담회 성격에 맞도록 상생협력을 잘 하는 곳에 대한 격려도 있고,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한 기업에 대한 당부의 말씀도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 "그런 기준들로 기업들을 나눠보려고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기업 총수 초청 간담회가 '일자리 창출'과 '상생협력'에 대한 새 정부의 경제철학을 공유하는 자리인 만큼, '상생협력을 잘하는 기업에 대한 격려'와 '그렇지 못한 기업에 대한 당부'로 나뉘는 이번 간담회는 기업들을 바라보는 문 대통령의 인식이 고스란히 드러날 수 밖에 없다.
다른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왜 오뚜기가 초청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오뚜기가 정규직 전환비율이 가장 높아 새 정부의 상생협력 기조에 꼭 맞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뚜기는 "사람을 비정규직으로 뽑아 쓰지 말라"는 창업주 고(故) 함태호 명예회장의 유지에 따라 대부분이 정규직 사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 수년간 지속된 심장병 어린이 돕기와 대학생 장학금 지원, 장애인 재활지원 사업 등 기업 규모에 비해 사회공헌 활동이 높은 기업으로 분류됐다.
결국 청와대의 '칭찬'이 쏟아진 오뚜기와 함께 문 대통령을 만나는 그룹의 대기업 총수들은 상생협력에 대한 문 대통령의 격려를 들을 수 있고, 다른 그룹에 속한 대기업 총수들은 "좀더 분발해 달라"는 당부의 말을 듣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아직 그룹이 나눠지지는 않았고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