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폭탄, 정오 넘어 소강…한꺼번에 내린 비에 침수·사망 피해

수위 상승으로 통행이 통제됐던 제2자유로 강매IC 인근 합류 구간 도로가 23일 오후 수위가 점차 내려가자 고양시 관계자들이 통행 재개를 위한 청소를 하고 있다. 이한형기자
23일 오전 서울과 인천, 경기 일대에 발효된 호우특보가 오후 들어 대부분 지역에서 해제됐다. 국지적으로 많은 비가 한꺼번에 내리면서 침수 피해는 물론 불어난 비를 피하지 못해 노인이 목숨을 잃는 사고도 일어났다.


기상청에 따르면 수도권에는 이날 오전 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서울 서대문 133.5㎜, 인천 부평 92㎜, 경기 고양 155.5㎜, 의왕 135.5㎜, 시흥 129㎜ 등 강한 빗줄기가 쏟아졌다. 이 일대에 비가 집중된 이유는 중부지방에 형성된 장마전선에 수증기가 유입됐기 때문이다.

특히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비가 시간당 30㎜~50㎜씩 쏟아지면서 수도권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이날 오전 9시 54분쯤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의 한 주택 지하에서 A(95)씨가 침수된 집 안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숨진 채로 발견됐다.

오전 9시 20분쯤에는 폭우와 낙뢰의 영향으로 경인선 인천~부평역 간 전동차 운행이 일시 중단됐다. 또 인천 부평구 지하철 7호선 공사장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7명이 갇혔다가 구조되기도 했다.

경기도 시흥에서는 낙뢰로 인해 2만 가구가 오전 9시 40분부터 6분간 정전으로 인해 불편을 겪었다. 비슷한 시각 고양시 제2자유로 강매나들목 부근 서울 방향 도로 300m 구간은 빗물에 잠겨 3차선 도로가 침수되기도 했다.

서울,인천, 경기북부 일부에 호우경보가 내려진 23일 오후 인천 부평구 굴포천에 있는 나무와 풀들이 폭우로 인해 쓰러져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서울은 상습 침수지역인 연남교와 사천교 사이 하부도로의 통행이 계속 통제되고 있다. 휴일과 휴가철인 만큼 야외에 나온 시민들이 곳곳에서 발이 묶이기도 했다. 포천시 이동면의 한 캠핑장 앞 다리가 이날 오전 침수돼 야영객 125명이 고립됐다 구조됐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까지 번개와 천둥을 동반한 비가 내리겠다며 비 피해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다음 날인 24일에도 내륙을 중심으로 오후에 5~40mm의 소나기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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