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여당으로서 무책임하다는 지적에 당 지도부는 '기강 해이'를 인정하고 내부 단속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22일 오전 열린 본회의에서 추경 통과 반대 토론을 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집단 퇴장하면서 표결 처리를 위한 150명 중 4명이 부족한 사태가 발생했다.
이날 회의에 불참한 여당 의원은 ▲강창일 ▲강훈식 ▲금태섭 ▲기동민 ▲김영호 ▲박병석 ▲박용진 ▲서형수 ▲송영길 ▲신창현 ▲심기준 ▲안규백 ▲안민석 ▲우상호 ▲위성곤 ▲이석현 ▲이용득 ▲이원욱 ▲이종걸 ▲이철희 ▲전해철 ▲전현희 ▲정춘숙 ▲진영 ▲홍의락 ▲황희 등 모두 26명이다.
강창일 의원은 한일의원연맹 참여, 금태섭 의원 등은 미국의회 연구단체 프로그램 참여, 이철희 의원은 국방위원회 해외 프로그램, 안민석 의원은 최순실 재산 추적 차 독일 출장 등으로 자리를 비웠다.
한국당 일부 의원들이 표결에 참여하면서 우여곡절 끝에 추경안은 통과됐지만 본회의장에 나타나지 않은 여당 26명 의원들에게 비난의 화살이 돌아갔다.
한국당 집단 퇴장이라는 돌발 변수가 발생하긴 했지만, 집권 여당으로서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는 지적은 집권 여당으로서 피해가기 어려운 부분이다.
야당에서도 "120석의 거대 여당이 1차적으로 의결 정족수를 위한 긴장감을 가져야 한다"고 비난했다.
바른정당 이종철 대변인은 서면 논평에서 "입반 열면 민생을 강요하고 야당이 민생을 내팽개친다고 비난한 여당이 아니냐"며 "정부 여당이 자기 당 소속 국회의원조차 단속하지 못해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하는 사태를 초래했으니 말이 되냐"고 지적했다.
이어 "비상한 시국에 4분의 1에 달하는 국회의원들이 자리를 비우다니 정부 여당은 제정신이냐"고 꼬집었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여당인 민주당은 지도부 차원에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유감을 표명하며 내부 기강을 바로세우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는 "두 달 넘는 기간 동안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던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추경을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한 부분은 대단히 아쉽다"며 "깊은 반성과 내부적인 기강을 세우는 노력을 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개혁 과제를 추진해야 하는 정기국회를 앞두고 국외 출장에 대해 사전에 원내 지도부 승인을 받도록 하는 등 분명한 원칙을 세울 방침이다.
박 수석은 "당 차원에서도 기강을 잡으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아무리 의원 외교라도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게끔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