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7시, 첫 불금파티가 열린 곳은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이었다. KBS, MBC 노동자들과 시민들, 그리고 '돌마고' 멘토단에 이름을 올린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과 개그맨 노정렬이 함께 했다.
황교익은 지난 1월 KBS로부터 출연 배제를 당했다고 폭로해 MB정권 당시 뜨거운 감자였던 블랙리스트를 다시금 상기시킨 바 있다. 그는 KBS1 '아침마당'에서 주부들을 위해 맛있는 식재료 고르는 법 등을 알려주는 코너에 맡기로 했으나, 당시 19대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모임의 공동대표를 맡았다는 이유로 돌연 출연이 취소됐다.
황교익은 "제 정치성향이 어떻든 간에 (출연하는 프로그램은) 교양방송일 뿐인데 (돌연 출연 취소하는 것은) 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하니, '방송제작 가이드라인'에 (출연금지) 조항이 있다고 하더라. 바로 다음날 새노조(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에서 그런 내용이 없다고 했다"며 "그 다음이 더 웃기다. KBS 9시 뉴스에서 그 내용을 다루면서 절 아주 억지 피우는 사람처럼 얘기해 놨다"고 말했다.
황교익은 "KBS는 제가 주인이니까 어떤 방송이든 나갔다. 자문전화도 일일이 다 받아줬다. 국민의 방송이니까 제 방송이다 하고 일을 해 왔는데 KBS가 제게 그런 식으로 대하리라고는 꿈도 꾸지 못했다"며 "저는 KBS의 사과를 받아낼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이어, "공공조직이 개인에게 사과한 적이 없다고 한다. 왜 사과를 못하나? 잘못한 일에는 사과를 해야 된다. 헌법, 표현의 자유, 방송법 다 뒤져봐도 제가 가진 정치적 성향으로 교양·연예·오락 프로에 나가지 못한다는 건 어디에서도 (조항을) 찾지 못했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지금 민주공화정이 제대로 운영되려고 하면 언론이 바로잡혀야 한다. 국민 여러분이 주인된 입장에서 매주 금요일 KBS, MBC 앞에 같이 참여해주셔야 KBS와 MBC 바로잡힌다. 종사자들만의 힘으로 바로잡히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주인이 나서주십시오. 저도 틈만 나면 주인된 입장에서 금요일마다 나오겠다"고 밝혔다.
성대모사가 특기인 개그맨 노정렬은 고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의 목소리를 흉내내며 현재 언론 현실을 꼬집었다.
노정렬은 "행동하는 양심 촛불시민 여러분, 언론이 서야 조국이 산다"며 "이명박근혜 9년 동안 공영방송 KBS, MBC가 국민의 눈과 귀를 가렸다. 국민과 공생하라니까 국민을 고생시키고 있다. 국민과 상생하라고 하니 살생하고 있다.국민을 행복하게 하라고 하니까 항복하게 하고 있고, 국민과 소통하라고 하니까 소탕하고 앉아있다. 1700만 시민의 힘으로 KBS, MBC가 바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지난 14일 발족한 돌마고는 다양한 방식을 통해서 KBS-MBC 두 공영방송사의 '정상화' 필요성을 알리고 있다. 돌마고 홈페이지(링크)에는 언론장악 부역자, 돌마고 활동 자료 등이 올라와 있다.
다음주에는 제 구실을 못한 KBS-MBC 때문에 피해를 입은 피해자 증언대회가 예정되어 있으며, 오는 28일 저녁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앞에서 두 번째 불금파티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