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삼성-LG의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경기의 시구자는 손진욱 씨(35). 2년 전 사고로 왼팔을 잃은 뒤 국내 최초로 팔 이식 수술에 성공해 일상생활을 하고 있는 의지의 한국인이다.
지난 2월 손 씨는 대구광역시의 지원 속에 지난 2월 영남대병원에서 대구W병원 우상현 병원장과 영남대병원 성형외과 이준호 교수 등 25명의 의료진의 도움으로 약 10시간 대수술을 받았다. 뇌사자의 팔을 기증받아 혈관을 연결해주고, 피부, 피하지방, 결체조직, 근육, 뼈, 연골, 골수 및 신경 등의 여러 조직을 혈관경을 이용해 개체간에 전이하는 시술이었다.
1964년 남미에서 처음 시도된 팔 이식 수술은 1999년 미국에서 성공한 이후 10여 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약 20건의 성공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전 세계적으로 70여 건, 아시아에서 2번째로 시행될 만큼 어려운 수술이다.
수술 이후 손 씨는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으며 순조롭게 회복 중이다. 이후 야구를 좋아하는 손 씨의 희망대로 새 구장에서 시구를 할 수 있게 됐다. 손 씨는 당초 지난 3월말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시구를 할 계획이었지만 당시는 수술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어서 연기한 바 있다.
이날 손 씨는 팬들과 이승엽 등 선수들의 박수 속에 그라운드로 나섰다. 이후 마운드와 홈 플레이트 중간에 선 손 씨는 수술을 받은 왼손으로 힘차게 공을 던졌다. 시구는 정확하게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했다. 시타자로는 메디시티대구협의회 차순도 이사장이 나섰다.
시구에 앞서 손 씨는 "꿈에 그리던 시구를 할 수 있어 기쁘다"면서 "안타깝게 팔을 잃은 환우들에게 희망을 주는 시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손 씨의 말대로 대구는 물론 전국의 환우들에게 희망을 안긴 뜻깊은 시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