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D-200] "잔디에 물 뿌려가며…한여름에도 스키점프 중"

- 영화 '국가대표' 실제 주인공
- 1995년부터 22년째 태극마크
- 스키점프, 표현하기 힘든 매력 있어
- 최순실 평창 개입…'사기저하 없다'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최흥철(스키점프 선수)

평창 동계올림픽이 이제 2백여 일 남았습니다. 우리 국가대표 명단을 쭉 보니까 무려 22년간 대표를 한. 그러니까 국내의 모든 종목을 통틀어서 최장수 국가대표 선수가 눈에 띄더군요. 바로 스키점프의 최흥철 선수입니다. 영화 국가대표 아시죠? 국가대표의 실제 주인공이기도 한데요. 한 여름에 우리 스키점프 선수들은 어떻게 훈련하고 있을까요? 오늘 화제 인터뷰 스키점프 국가대표 최흥철 선수를 직접 만나보겠습니다. 최흥철 선수 안녕하세요?

◆ 최흥철>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어떻게 지내세요?

스키점프 국가대표 최흥철 선수.
◆ 최흥철> 지금 여름 시즌 또 다가오고 있거든요, 스키점프가 겨울에만 경기가 있는게 아니예요. 여름에도 경기가 있어가지고 그거 준비하고 있어요.

◇ 김현정> 그거 준비하면서 구슬땀 흘리면서.

◆ 최흥철> 네.

◇ 김현정> 최흥철 선수는 영화 국가대표의 실제 주인공 맞으시죠 ?

◆ 최흥철> 맞습니다.

◇ 김현정> 그 영화가 2009년 영화였는데... 지금 2017년, 아직도 국가대표세요?



◆ 최흥철> 네. 아직도 현역입니다. (웃음)

◇ 김현정> 지금 몇 년째 국가대표신 겁니까?

◆ 최흥철> 95년도부터 했으니까요. 22년째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22년째 태극마크? 그러면 올림픽으로는 몇 번째 치르시는 거예요?

◆ 최흥철> 이제 평창을 나가게 되면 여섯 번째가 되는 거예요.

◇ 김현정> 실례지만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 최흥철> 지금 81년생 한국 나이로 서른일곱이에요.

◇ 김현정> 서른일곱. 여섯 번째 올림픽. 22년째 태극마크. 이번엔 우리나라에서 치러지는 올림픽이니만큼 아마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실 것 같아요.

◆ 최흥철> 네. 아무래도 우리나라에서 제 평생 이번 이후에는 다시 개최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생각이 되거든요.

◇ 김현정> 사실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죠.

스키점프 국가대표 최흥철 선수.
◆ 최흥철> 네. 더 잘하고 싶은 욕심도 당연히 있는 건 사실이고요. 또 그만큼 기대를 거시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부담감도 있는 게 사실이에요.

◇ 김현정> 그래요, 그래요. 아니, 그런데 겨울 스포츠잖아요, 스키 점프는. 말하자면 눈 쌓인 산에서 점프를 해야 하는 건데 지금 여름에 어디서 연습하세요?

◆ 최흥철> 지금은 평창 알펜시아에서 훈련하고 있고요.

◇ 김현정> 아니, 평창이라 해도 눈이 열두 계절 다 있는 거 아니지 않습니까.

◆ 최흥철> 이제 저희들이 하계 때는 경기 자체가 인조 잔디 물 뿌려서 하고 있어가지고요. 겨울이나 여름이나 다를 바 없이 연습할 수 있고 또 느낌 자체도 거의 똑같다고 보시면 돼요.

◇ 김현정> 물을 뿌려가면서, 잔디에서?

◆ 최흥철> 네.

◇ 김현정> 사실은 스키점프 하면 열악한 환경, 지원도 잘 못 받고 고생하는 그런 영화장면이 떠오르기도 하고 그러는데 상황이 좀 나아진 겁니까, 그러면?

◆ 최흥철> 영화에서 비춰진 거는 좀 더 많이 각색이 돼가지고요. 좀 더 많이 없어 보이게 나왔는데, (웃음) 그래도 조금 더 지원이 되면 좋겠죠. 당연히.

◇ 김현정> 그래요. 스키점프 22년간 국가대표입니다. 최흥철 선수 지금 만나고 있습니다. 아무런 보호 장치 없이 뛰시잖아요.

◆ 최흥철> 네, 그렇죠.

◇ 김현정> 솔직히 좀 무섭거나 이런 공포감 없습니까?

◆ 최흥철> 바람이 센데 왔다갔다 하는 바람들 있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 최흥철> 그때는 그런 날에는 저희 선수들도 오래 했다고 해도 무서워해요.

◇ 김현정> 오래 한 선수들도?

◆ 최흥철> 왜냐하면 공중에서 뒤집힐 수도 있거든요.

◇ 김현정> 뒤집힐 수가 있어요, 스키가?

◆ 최흥철> 네, 제 의지와는 상관 없이.

◇ 김현정> 아... 바람 센 날을 정말 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런데 그런 공포감 뭐 부상 당하는 거, 어려움, 이런 거 다 극복하면서 하는 이유는 뭔가 매력이 있으니까 하는 거잖아요.

◆ 최흥철> 일단 스키점프라는 종목이 일반 사람들은 생각하시기에 놀이기구 타는 것처럼 가슴이 허해지는 느낌이라고 생각하시는데 그런 건 아니고, 정말 바람을 타고 날아나가는 쭉 뻗어나가는 느낌이기 때문에요.

◇ 김현정> 쫙 날아가는 느낌이 나요, 하늘에 떴을 때?

◆ 최흥철> 네. 말로 표현하기가 되게 힘들거든요. 그 느낌 자체가요.

스키점프 국가대표 최흥철 선수.
◇ 김현정> 그 벅찬 느낌, 말로 표현이 안 돼요?

◆ 최흥철> 네, 해 보셔야만 알 수 있는 느낌이기 때문에요. (웃음) 매력에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오기가 좀 힘든 종목인 것 같아요.


◇ 김현정> 와... 여러분, 눈을 감고 잠깐 상상해 보세요. 그 높은 산에서 설산에서 스키를 타고 쫙 날아오르는 겁니다. 100m 이런 높이에서. 와, 기분이 상상이... 그래요, 그래요.

◆ 최흥철> 제가 하고 있는 종목이라서 그런 게 아니라, 보기만 해도 멋있어요. (웃음)

◇ 김현정> (웃음) 맞아요. 저도 공감합니다. 보기만 해도 멋있어요. 평창올림픽 D-200일. 우리 스키점프 최흥철 선수와 지금 이야기 나누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평창올림픽 막 준비하고 있을 때 국정농단 사건 터졌잖아요.

◆ 최흥철> 네.

◇ 김현정> 이땐 좀 선수들도 뒤숭숭했을 것 같아요.

◆ 최흥철> 그런 사태가 일어난 자체가 모든 사람들이 안타깝고 힘든 거죠. 그런데 운동선수라고 했을 때 사기가 떨어진다거나 이런 건 절대 없어요. 왜냐하면 무슨 상황이 닥치든 어쨌든 제가 추구하는 목표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거는 많이 신경 쓰려고 하진 않고 있거든요.

◇ 김현정> 다행입니다. 저는 선수들 뒤숭숭해서 실력 떨어질까 봐, 사기 떨어질까 봐 걱정했는데.

◆ 최흥철> 그런 거 전혀 안 흔들릴걸요? 모든 선수들이.

◇ 김현정> 최흥철 선수뿐만 아니라 다들 그런 거 신경 쓸 여력도 없고, 신경 써서도 안 되고.

◆ 최흥철> 네네.

◇ 김현정> 다행입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평창올림픽 200일. 그런 생각도 들어요. 오히려 좀 안 좋은 이미지. 스포츠의 뭔가 국정농단이 끼어 있고 이런 이미지를 타개하기 위해서라도 우리가 더 열심히 하자, 이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분위기가.

◆ 최흥철> 그렇죠. 그런 느낌이 아무래도 더 크게 작용하지 않을까 생각돼요.

◇ 김현정> 그래요. 우리 선수들 사실 동계올림픽에 우리가 강자는 아닙니다마는 이번 기회를 계기로 더 사람들 관심도 많아지고 더 강한 스포츠로 태어나기 위해서 여러분 응원 많이 해 주세요. 각오이자 당부이자 한 말씀 해 주시겠어요?

◆ 최흥철> 일단 저뿐만 아니라 동계올림픽 이번에 출전한 전 모든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노력하고 있거든요. 응원과 관심 많으면 많을수록 저희 선수들이 그거에 힘 입어서 최선의 노력을 다 해서 제가 원하는 목표 그리고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그런 성적을 내도록 열심히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 김현정> 응원 열심히 해 주세요, 이 말씀이시죠?

◆ 최흥철> 네네.

◇ 김현정> 저도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좋은 환경 아니지만 최선 다해 주시고요. 평창올림픽 정말 선수들이 열심히 해서 그동안에 불미스러웠던 기억들 싹 씻어내기를 응원하겠습니다.

◆ 최흥철>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우리나라 최장수 국가대표 선수입니다. 스키점프의 최흥철 선수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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