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로서 선택하는거지 사회적인 이미지 때문에 작품을 선택하지는 않죠. 혹시 편견과 선입견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예술가로서 자기 검열은 할 수 있어요. 블랙리스트는 두려움으로 인해 나쁜 자기 검열이 된다는 게 폐해인거고요. 어쨌든 원래대로라면 이 영화가 개봉할 때, 정권이 바뀌지 않았을 시점이었어요."
그는 벌써 차기작들이 결정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한창 촬영 중인 영화 '마약왕'부터 봉준호 감독의 차기작 출연까지, 직접 송강호에게 이야기를 들어봤다. '설국열차'와 '괴물'에서 봉준호 감독과 함께 한 송강호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아직 봉준호 감독이 시나리오를 공식적으로 주지는 않았어요. 아마 기사가 먼저 나가는게 미안해서 봉준호 감독이 출연 확정이 되지 않았다고 이야기한 거 같은데 하기로 했습니다. '옥자'는 아직 보지를 못했네요. 극장에서 보고 싶었는데 촬영하느라 부산에 있어서 시간이 없었거든요. 안 그래도 봉준호 감독을 만나긴 할 겁니다."
'마약왕' 이야기를 하는 동안에는 즐거운 표정이 만면에 떠올랐다. 영화 내용 자체가 유쾌한 '대중 오락' 영화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실존 인물이긴한데 정말 새로운 대중 오락 영화라고 할 수 있어요. 아마 근래 보기 힘들었던 영화일 겁니다. 어둡거나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의 그런 영화가 아니라 관객들도 정말 좋아할 거 같아요. 부산이 배경이라 부산 사투리로 진행되고, 저도 연습할 겸 부산에 후배랑 같이 내려가서 대본 연습하고 그래요. 아주 잘 찍고 있습니다."
"영화가 이야기하는 줄거리나 느낌 속에 내 캐릭터가 어떤 이미지로 보일지가 중요한거죠. 유머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어떤 삶이든 희노애락은 있거든요. 어떤 상황에서라도 발생하는게 유머입니다. 만섭이 이기적이고 서민적이고 각성하는 모습, 모두 저만의 감정이 아니라 누가 해도 그렇게 나와야 했어요."
자신의 감정을 관객들에게 그대로 옮길 수 있는 배우. 송강호는 무엇보다 관객들과의 공감에 강한 배우다. 오죽하면 '송강호가 밝게 웃을 수록 슬픈 영화'라는 이야기가 있을까.
"가장 중요한 건 제가 느끼는 겁니다. 아름답지 않고, 멋있지 않더라도 진심을 전달하기 위해 제가 느끼려고 애를 써요. 그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기술적으로 영화적으로 더 아름답고 멋지게 완성되면 좋겠지만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