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민, 유준상, 엄지원 세 주연 배우들은 부조리한 사회를 파헤치는 기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SBS 새 월화드라마 '조작'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다. 현실에 있을 법한 사회 문제들을 그려나가는 만큼, 세 배우의 각오도 남달랐다.
◇ 쉬지 않는 남궁민, '4연타' 히트 가능할까
'리멤버'부터 '김과장'까지 3연타 히트를 친 남궁민은 휴식기도 없이 바로 이번 '조작'에 합류했다. 그는 한국판 타블로이드지인 애국신문의 기자, 자칭 '기레기'(기자와 쓰레기의 합성어)인 한무영 역을 맡았다.
열정 넘치는 남궁민이라고 해서 쉬고 싶다는 생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남궁민은 "너무 쉼없이 달려오다 보니 캐릭터가 소진돼 쉬고 싶었다. 그런데 '조작' 대본을 봤더니 너무 재밌는 거다. 몸이 부서지더라도 하고 싶었고, 꼭 드라마를 성공시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류 이유를 밝혔다.
전작 '김과장'에서 그가 맡은 김과장 역 역시 부조리한 사회를 풍자하고 고발하는 캐릭터였다. 전작 캐릭터와의 유사성은 오히려 남궁민에게 집중력을 발휘하게 했다.
남궁민은 "비슷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더 치열하게 연기적인 고민을 하고 있다. 그걸 해결하기 위해 잠도 잘 오지 않을 정도다. 비슷한 캐릭터라고 인식할수록 방향이 틀어지니까 그냥 한무영이 되기 위해 집중 하고 있다. 아직 만족하는 단계는 아니지만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 또 '장르물' 선택한 엄지원의 속내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쉼없이 오가는 엄지원은 유독 '장르물'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인 배우다. 그는 권력 비리 수사 사건에 참여했다가 보복 인사를 받는 뛰어난 능력의 검사 한소라 역을 맡았다.
엄지원은 "내가 원래 장르물과 사회물을 좋아한다. 하지만 비슷한 걸 계속 하면 흥미가 떨어지거나 피로도가 높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대본을 보니까 그런 생각이 사라지더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싸인'이나 '마스터'와 다르게 인간적인 허점도 있고, 욱하는 면도 있다. 무겁지 않고 유쾌하게 다가갈 수 있는 요소가 있어서 소라를 준비할 때도 염두에 뒀었다. 아마 대다수 시청자들이 통쾌한 드라마라고 생각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 유준상, '정권 교체'를 말하다
상식과 소신을 지키는 대한일보 기자 이석민 역을 맡아서일까. 유준상의 발언은 한 마디로 거침없었다.
누구보다도 배우 문성근의 캐스팅을 반긴 그는 "그 전에도 나올 수 있었는데 어떤 리스트(블랙리스트)에 있어서 나오지 못한 거였다. 선배와 함께 하는 게 너무 기뻤고, 정권 교체를 실감했다"고 소신있게 환영 인사를 건넸다.
드라마 제목인 '조작'과 최근 정치권에서 드러나고 있는 '조작' 사건들을 연결지어 드라마의 흥행을 점치기도 했다.
유준상은 "정권이 안정되고 있는 시점이라 '조작'이라는 제목이 가능할까 했다. 그런데 마침 이 시기에 '조작' 사건들이 일어나고 있더라. 뉴스 제목에서 우리 드라마 제목을 계속 이야기한다"고 전했다.
비록 허구적인 드라마일지라도, 유준상은 '조작'이 충분히 사회에 미칠 파장이 크다고 봤다. 현실에서 일어날 법한 부조리한 사회 현상들과 권력 구조 그리고 비리에 대해 광범위하게 다루기 때문이다.
그는 "정권이 바뀌기 전부터 준비해오던 드라마인데 아마 정권이 바뀌지 않았어도 이 드라마는 나왔을 거다. 그러면 더 큰 파장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런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건 배우의 행복이다. 우리가 느끼지 못했던 부분들, 꼭 밝혀져야 하는 부분들이 드라마를 통해 조금이나마 해소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