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방법원 형사1부(김경란 부장판사)는 20일 명예훼손·재물손괴 혐의에 대한 김 씨의 항소를 기각하며 원심판결을 유지했다. 검찰 측의 항소도 함께 기각했다.
김 씨는 지난 2014년 9월, 자신의 SNS에 '아파트 전 부녀회장 윤모(52·여) 씨 등 동대표들이 난방비 횡령 비리를 저지르고 자신을 집단 폭행했다'는 글을 올려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자신의 난방비 비리 의혹 폭로를 비판하는 내용이 담긴 아파트 내 현수막도 훼손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지난 1월 18일, 1심 재판부는 김 씨의 명예훼손 혐의가 인정된다며 벌금 150만 원을 선고했지만 김 씨 측은 물론 검사 측도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바 있다.
이에 열린 항소심에서 재판부는 "김 씨의 사회적 지위와 영향력을 감안했을 때 다수가 접속하는 SNS를 통해 명예를 훼손할 수 있을 만한 내용을 기재했다"며 "공공이익에 부합한다고도 볼 수 없다"며 김 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이어 "현수막의 줄을 자른 것도 재물손괴로 인정된다"며 재물손괴 혐의 역시 인정했다.
다만 재판부는 "난방비와 관련해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것은 참작 사유"이며 "이 같은 사정을 종합해 원심 형이 지나치게 무겁거나 가볍지 않다"며 검사 측의 항소도 기각, 원심판결을 유지했다.
한편, 김 씨는 이날 선고에 앞서 재판부에게 "난방비리 관련 조작이 있었다는 내용을 서울시로부터 확보했다"며 "송구하지만 선고를 미뤄 달라"고 요청했으나 재판부는 "이번 판결에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선고 직후 김 씨는 취재진과 만나 "판결에 불복하며 상고할 것"이라며 "매년 회계감사에서 (난방비에) 아무문제가 없다고 했으나 문제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어 "저 혼자 어떤 누구의 도움도 없이 1억 원에 가까운 환급받을 돈, 회계가 되어있지 않은 돈을 찾았다"며 "소장에게 받은 난방비 내역서는 조작되고 축소돼 너무 기가 막힌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씨는 지난 14일에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귀국한 문재인 대통령님! 전 국민 민생 관리비리 문제로 10분만 만나 뵙시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