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뉴스 파트너십 총괄담당인 캠벨 브라운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뉴욕에서 개최된 '디지털 출판 혁신 서밋'(Digital Publishing Innovation Summit)에 참석해 "많은 신문사와 디지털 출판사들과의 회의에서 우리가 들었던 것 중 하나가 '구독 제품을 원한다. 우리는 페이스북에서 페이월을 볼 수 있기를 원한다'는 말이었다"면서 "우리는 현재 구독이 가능한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더스트리트가 보도했다.
페이스북의 이같은 방침은 WSJ, 워싱턴포스트, 다우존스, 주요 지역매체 등 미국과 캐나다 온·오프라인 매체 2000여개사를 대표하는 '뉴스미디어연합'(NMA)이 구글과 페이스북 등 온라인 거대 플랫폼 기업을 상대로 디지털 연결성을 일방적으로 빼앗긴데 항의해 이들 기업에게 수익의 공정 분배 등의 단체협상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지 일주일 만이다.
페이월 테스트에 대한 세부 사항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주요 소식통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뉴욕타임스(NYT)에서 시행하고 있는 유료 구독 모델과 유사한 방식을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NYT는 매월 최대 10개의 무료기사를 제공하지만 그 이상을 보려면 구독 결제를 해야 한다. 워싱턴 포스트와 LA타임스도 비슷한 유료화 모델을 도입하고 있다.
페이월은 현재 서비스중인 인스턴트 아티클을 기반으로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주된 관측이다. 2년 전 페이스북이 도입한 인스턴트 아티클은 링크 방식이 아닌 페이스북 플랫폼에 직접 기사를 게시하고 링크방식보다 더 빠른 응답 속도로 콘텐츠를 볼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었지만 수익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테크크런치는 페이스북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10개의 기사를 무료로 볼 수 있도록 제한하는 것은 모든 매체에 동일하게 적용될 것"이라면서 "페이스북의 뉴스 파트너들이 페이월 기반의 콘텐츠 게시물과 구독자에 대한 데이터를 완전히 통제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구독료 지불 방법은 아직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데이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앱 결제 방식에서 구글 플레이나 애플 스토어가 떼가는 매출 수수료 30%를 주지 않기 위해 앱마켓을 우회하는 방법을 고려중이라고 전했다. 이를 위해 새로운 모바일 웹 결제 옵션이 필요하지만 페이스북 플랫폼 사용자들이 효율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등 불만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페이월을 통해 발생한 구독 매출을 어떻게 나눌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페이스북은 그러나 여전히 새로운 뉴스 구독 모델과 관련하여 뉴스 퍼블리셔들과 기초적인 수준의 회담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브라운 뉴스 파트너십 총괄은 페이월 상품에 대한 결제 모델에 참여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페이스북은 페이월 시범테스트를 10월 초 선보이고 적용 과정이 순조로울 경우 2018년부터 전면 도입 할 것으로 알려졌다.
NYT 등 주요 매체들은 플랫폼 종속과 수익 배분 문제 때문에 페이스북 인스턴트 아티클을 이용하지 않고 있다. 일부 매체들은 페이스북에 올리는 기사의 수를 대폭 줄이는 실정이다. 페이스북이 미디어 플랫폼으로 전환하면서 이른바 '네트워크 효과'와 '자물쇠 효과'가 발생해 공정한 경쟁이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플랫폼 기업이 뉴스 공급자에게 명확한 수익 공유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NMA 대표인 데이비드 채번은 앞서 지난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고한 칼럼에서 "문제는 오늘날의 인터넷 배포 시스템이 양질의 뉴스로부터 파생된 경제적 가치의 흐름을 왜곡한다는 것"이라며 "플랫폼 기업은 뉴스업계가 경제적인 압박을 감수하면서까지 양질의 기사를 생산할 것을 기대한다. 뉴스 공급자들이 이러한 냉혹한 위협에 대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연대하는 것 뿐"이라고 힘을 주었다.
그러나 페이스북은 뉴스·출판 업계와의 충돌을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브라운 뉴스 파트너십 총괄은 "우리는 퍼블리셔와 협력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고, 그 노력은 무엇과도 비교 될 수 없을 것"이라면서 "세상 사람들이 서로 경쟁하고 문제가 생기거나 (영역이)겹치는 경우는 흔한 일이다. 이러한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노력이 결코 나쁜 일이 아니다"고 말해 뉴스·출판업계와의 관계 개선에 적극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