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은 건국대병원 윤익진 교수팀과 함께 필리핀 원숭이에게 돼지의 각막을 이식한 결과 234일간 원숭이의 시력 기능이 정상적으로 유지됐다고 19일 밝혔다.
특히, 이종간 이식의 경우 통상 강력한 면역억제제를 투여하지만, 이번 각막 이식의 경우 스테로이드제 안약만 투여해 200일 넘게 정상 기능을 유지한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시도한 각막 이식은 '부분층 각막 이식'으로 합병증과 거부반응을 줄일 수 있어 실제로 사람에게 적용해 많이 수술하는 방법이다.
이와 관련해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은 지난 2009년 이종이식에 적합하도록 형질전환한 돼지 '지노'를 개발한데 이어, 2010년에 초급성 거부반응을 조절한 돼지 '믿음이'를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또, 믿음이에 급성혈관성 거부반응 억제 유전자를 추가한 형질전환 돼지 '사랑이'를 올해 개발했다.
농진청은 지난해 '지노'의 각막을 원숭이에 이식했을 때는 90일 동안 정상 기능이 유지됐으나, 이번에 '믿음이' 각막을 이식한 결과 234일간 정상 기능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이종이식 간 각막 연구는 중국을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돼, 지난 2015년 중국이 처음으로 돼지 각막의 임상을 승인하고 사람에게 이식하고 있다.
윤 교수는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의미는 '믿음이'의 각막을 원숭이에게 이식해 인간과 똑같은 최소한의 면역억제제인 안약 처치만으로 234일 동안 각막이 정상 기능을 유지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올해 말에는 이종이식용으로 진일보된 '사랑이'의 각막 이식도 시도할 예정"이라며 "믿음이 보다 더 오래 기능이 유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서 각막 이식에 적합한 형질전환 돼지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고 주장했다.
한편, 각막은 두께 500um(약 0.5mm), 직경 12mm 정도인 투명한 막으로 안구를 보호해 주고 수정체와 함께 빛을 굴절시켜 망막에 초점을 맺도록 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현재 인간과 인간 사이에 이뤄지는 동종이식 가운데 각망 이식이 가장 많지만, 기증 각막이 부족해 한계가 있었다.